"DSR 도입전 대출 받자"…3월 가계빚 3조 급증

잇따른 가계부채 대책으로 잠시 주춤했던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4개월 만에 높아져 지난달 3조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6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고강도 대출규제가 도입되자 그 전에 미리 대출을 신청한 수요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개 주요 시중은행의 3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총 534조7,366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3조688억원이 늘어났다. 지난해 11월 4조6,509억원 증가 이후 넉 달 만에 가장 규모가 컸다.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8월에서 11월까지 매달 3조~4조원 늘어났다가 신DTI 적용이 시작되면서 1월과 2월 모두 1조원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택담보대출이 견인했다. 지난달 주담대 잔액은 전달보다 2조2,258억원 증가한 382조5,28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개인사업자(소호) 대출 잔액도 넉 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전달보다 2조2,108억원 증가한 206조431억원을 나타냈다. 소호 대출이 전월보다 2조원 이상 늘어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소호 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391조3,002억원으로 2월보다 2조8,845억원 많아졌다. 즉 순수 중기 법인 증가는 6,700억원 수준에 그쳐 대다수 증가세가 소호에서 나온 착시인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소호 대출도 중소기업 대출 통계에 묶이면서 실질적인 중기 대출이 크지 않더라도 지표로는 커져 보이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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