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길어 봐야 고작 백 년을 살 뿐이다. 하루는 24시간으로, 인간의 모든 정력과 시간도 딱 그정도뿐이다. 그런데 조각나고 무의미한 정보가 끊임없이 눈앞에 펼쳐진다면, 의식적으로 강하게 저항하지 않는 한 우리의 한정된 시간과 정력은 곧 힘없이 점령당하고 만다. 때문에 책을 읽을 시간도 현저하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중국 장샤오위안 상하이 교통대학 교수의 말이다.
스마트폰에 매달려 짧고 순간적인 정보를 흡수하는 데에도 시간이 부족한 시대다.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두꺼운 고전 한 권을 들고 글자를 해독하며 등장인물에 감정이입을 하는 장면이 목가적인 풍경으로 느껴질 정도이다. 독서가 이제는 익혀야 할 기술이 되었을까.
중국 공영방송 CCTV가 2017년 ‘세계 책의 날’을 기념해 기획한 독서문명사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엮었다. 3년간 중국 대륙의 절반을 돌아다니면서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작가의 흔적을 찾으며 세계사에 깊은 영향을 미쳤던 위대한 인물을 현실감있게 묘사했다. 책은 독서가 인류문명사를 바꿔놓은 절대적인 행위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디지털 시대에 독서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진지하게 설명한다. 제작팀이 현장 취재를 위해 중국 대륙의 절반을 부지런히 돌아다닌 덕에 풍부한 역사 자료와 권위 있는 학술관점, 문명, 정신세계, 인생, 그리고 강대국과 관련된 ‘독서의 힘’에 대한 깊고도 완벽한 연출이 가능했고 책을 통해 운명을 바꾼 인류의 문명 서사시를 완벽하게 재현해낼 수 있었다. 아울러 독서의 필요성에 관한 현실적인 의미를 힘주어 이야기하고 있기도 하다. 컬러판 사진과 명사와의 대담, 책 이야기, 세계의 독서 기록사, 책속의 명언 등 흥미로운 섹션을 추가해 보다 다각적이고 생동감 있게 독서의 힘을 풀어냈다. 세계의 독서기록사, 책 속의 명언 등을 정리한 부록은 덤이다. ‘책은 인간을 우주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준다’는 글귀는 독서를 하는 인간에게만 해당하는 말이다. 읽지 않으면 나의 것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