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부산·경남(PK) 광역단체장 선거에 나설 여야 주자들이 속속 확정되면서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대표적 보수 텃밭이던 PK는 지난 대선을 기점으로 표심이 요동치면서 여야는 각기 탈환과 사수를 목표로 한 치 양보 없는 혈투를 벼르고 있다. 특히 부산시장과 경남지사의 경우 여야 모두 오랜 고심 끝에 필승 카드로 맞불을 놓으면서 이번 지방선거의 ‘빅매치’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먼저 부산시장은 더불어민주당의 단수공천을 받은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자유한국당 소속인 서병수 현 시장의 리턴매치로 확정됐다. 두 사람은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맞붙어 당시 서 시장(50.65%)이 오 전 장관(49.34%)을 근소한 차로 제치고 부산시장에 당선된 바 있다. 하지만 4년이 흐른 지금 분위기는 반전됐다. 지난 대선에서 당시 부산시민들은 문재인 후보(38.71%)에게 홍준표 후보(31.98%)보다 많은 표를 몰아줬고 4년 전 무소속 출마했던 오 전 장관은 민주당에 입당해 집권여당의 든든한 지원사격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오 전 장관의 당선을 위해 발 벗고 나선 가운데 부산 지역 친노·친문 핵심인 정재성 변호사도 최근 선거캠프에 합류했다. 민주당은 이러한 여세를 몰아 사상 첫 부산시장 배출을 노리고 있다.
경남지사도 김경수 민주당 의원과 김태호 전 지사의 재대결 구도로 굳어지고 있다. 2012년 19대 총선(김해을) 당시 김 전 지사(52.1%)는 김 의원(47.9%)을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이후 김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당내 전국 최대 득표율(62.4%)로 국회에 입성했다. 경남지사 출마에 부정적이던 김 의원은 당 지도부의 강력한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김 전 지사와 리턴매치를 눈앞에 두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김 의원과 경남지사를 두 차례나 지낸 김 전 지사가 다시 맞붙을 경우 이번 지방선거 최고의 빅매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남지사 출신의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이번 경남지사 선거를 자신의 재신임과 연계해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여야 모두 한 치 양보 없는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울산은 현역 프리미엄을 앞세워 무난히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예측되던 한국당 소속 김기현 시장의 측근 비리가 불거지면서 혼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한국당이 야당 탄압을 위한 검찰의 표적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울산 지역 노동·인권변호사로 활동해온 송철호 변호사를 울산시장 후보로 확정했다. 여당 내에서는 크게 기대하지 않던 울산에서도 한번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