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연합뉴스
국제상품시장에서 금과 백금의 가격차가 사상 최대 수준인 400달러까지 벌어졌다.
2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값은 전 거래일 대비 온스당 1.4% 오른 1,346.90달러에 마감했다. 반면 7월물 백금은 0.6% 상승한 938달러를 기록하며 금과의 가격차가 408.90달러까지 확대됐다. 두 귀금속 가격 차이는 지난 2016년 말 200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이었지만 이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1·4분기 온스당 1,100~1,200달러 선에서 움직이던 금값은 올해 들어 1,30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요인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지만 실수요가 탄탄해 가격이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반면 생산량의 40%가량이 자동차 배기가스 저감 촉매로 쓰이는 백금 가격은 1년 전보다 2%가량 떨어진 상태다.
■벌어지는 가격 차...왜?
미국발 외교·통상 갈등으로 높아진 지정학적 위험 반영
백금 가격의 부진은 디젤자동차 퇴출 움직임이 확산되며 산업 수요가 떨어진 데 적잖은 영향을 받고 있다. 하지만 뚜렷하게 상반되는 금과 백금 가격 동향은 이뿐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촉발한 통상 및 외교갈등과 무관하지 않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대외 강경파를 잇따라 기용해 한반도와 중동 등에서 지정학적 우려를 키우면서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취급받는 금에 수요가 몰리는 반면 산업 수요에 민감한 백금은 통상갈등 심화에 따른 교역감소와 경기둔화 우려로 가격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귀금속 전문가인 가메이 고이치로는 “5월에는 미국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이 예정돼 있어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기 쉽고 북미 정상회담도 뚜껑을 열어보지 않으면 모른다”며 금 가격이 1,370달러대를 돌파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미국발 무역전쟁이 본격화할 경우 이로 인한 경기둔화는 공업 용도가 많은 백금 수요 감소로 직결될 수 있다.
신문은 “백금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며 “금과 백금의 가격차가 더 벌어진다면 국제사회가 정치와 경제 양면에서 더 불안해질 수 있다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