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방송된 MBC 수목 미니시리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11, 12회에서는 남현주(한혜진 분)가 남편 김도영(윤상현 분)에게 진짜 마지막 이별을 통보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한혜진의 ‘짠내’ 가득한 현실 연기가 더해져 시한부 남현주의 삶이 더욱 서글퍼지고 있다.
/사진=mbc
두통과 구토, 실신 등 갈수록 뇌종양 증세가 악화된 현주는 병원에 입원하기 위해 도영에게 제대로 된 이별을 고했다. 앞서 두 사람은 3개월간의 이혼 조정 기간을 얻었고, 현주는 딸을 위해 치료를 받기로 한 상황. 현주는 모질게 밀어내도 손을 놓지 않는 도영을 깨끗이 정리하기 위해 이전보다 더 매몰차게 비수를 꽂았다.
그간 현주의 거짓 고백을 믿지 않았던 도영은 “당신이 싫어졌어. 다혜 때문이 아니야 여보. 작년 가을에 그 사람을 만나고부터 당신하고 같이 사는 게 죽는 거보다 싫었어. 미안해. 당신을 속이고 살아서”라는 현주의 말을 듣고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현주는 원망을 쏟아내는 도영을 향해 “그러니까 왜 물어봐. 어차피 헤어지는 거 당신한테 상처주기 싫었는데”라며 눈물을 떨궜다.
도영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확인하고 싶은 절박함에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현주는 “그 사람 없인 살수가 없는데 어떡해. 미안해요. 이래야 우리 끝날 것 같아서”라고 싸늘하게 말하며 마지막 종지부를 찍었다. 이후 도영이 집 앞에 왔던 것을 알아채고 급하게 문밖으로 달려나가는 현주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현주는 도영이 맡은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고, 자신으로 인해 힘들지 않길 바랐다. 죽음에대한 두려움과 삶에 대한 집착보다는 산 사람들에게 고통을 나눠주고 싶지 않은 의지가 완고했던 현주. 두 사람의 애처로운 상황은 보는 이들까지 절로 눈물짓게 만들었다.
이 가운데, 진태(장용 분)는 자꾸만 혼자 모든 아픔을 감당하려는 딸을 보며 속상해했다. 현주는 도영에게 사실을 털어놓겠다는 아버지에게 “그 사람한테 나 죽는 거 보여주고 싶지 않다”고 소리치며, 과거 고통스럽게 죽어가던 엄마 이야기를 꺼냈다. 그 기억이 깊은 상처로 남았던 현주는 “나 그런 모습으로 떠나고 싶지 않다”고 왈칵 눈물을 쏟으며, “나는 죽는 거 안 무섭다. 엄마처럼 죽는 게 무섭지”라고 절규해 보는 이들을 먹먹하게 했다.
한편, 병원에 입원한 현주는 석준(김태훈 분)에게 “진짜 살기로 했다. 초라하게 죽기 싫어졌다.”고 바뀐 마음을 전했다. 병을 고치기 힘들다는 판단이 섰을 때, 아프지 않고 살 수 있는 시간을 한 시간이라도 만들어달라는 조건도 덧붙였다. 짧지만 세상에서 가장 멋있는 사랑을 해보고 싶다고. 두 사람의 애틋한 엔딩은 향후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한혜진의 더 깊고 단단해진 내면 연기가 돋보이는 MBC 수목 미니시리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는 삶의 끝자락에서 예기치 않게 찾아온 사랑, 설레고 찬란한 생의 마지막 멜로 드라마.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