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6일 지난 1·4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15조1,283억원, 영업이익은 1조1,07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늘었고 영업이익은 20.2% 급증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0.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배 넘게 늘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60조원을 넘어서고 지난 2009년 이후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LG전자가 올해 첫 분기부터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LG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2·4분기 최대치인 1조2,400억원을 달성한 후 35분기 만이다.
LG전자가 이날 내놓은 잠정 실적은 역대 1·4분기 실적으로만 놓고 보면 매출·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다. 영업이익률은 두자릿수에 육박한 7.3%를 달성했다. 대규모 인력과 꾸준한 시설 투자 탓에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가전업계 특성을 고려할 때 특정 사업부가 아닌 회사 전체 이익률이 두자릿수에 가깝게 나온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원조 ‘가전 명가’ LG전자의 자존심을 되살린 것은 조 부회장이 단독 CEO 취임 이후 뚝심 있게 밀어붙인 프리미엄 전략 덕이다. 그 중심에는 TV와 세탁기·냉장고 등 생활가전 제품이 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 영업이익률은 1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 TV인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효과가 본격화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전체 250만대 규모로 추정되는 글로벌 올레드 TV 시장에서 LG전자 점유율이 70%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HE사업본부는 이미 올레드 TV가 본격적인 대중화에 진입한 지난해 8.4%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기도 했다.
세탁기·냉장고 등 가전 사업이 속한 H&A사업본부 역시 두자릿수대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소위 ‘백색 가전’은 매출은 크지만 눈앞에 떨어지는 이익은 적어 영업이익률이 5% 미만으로 낮은 게 일반적이지만 LG전자는 특유의 프리미엄 전략과 원가 경쟁력을 앞세워 지난해 7.7%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기도 했다. 건조기와 스타일러·무선청소기·공기청정기 등 ‘선택 가전’을 ‘필수 가전’으로 끌어들인 것도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HE사업본부와 H&A사업본부의 ‘쌍끌이’ 실적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여전히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 부품 사업을 하는 VC사업본부 역시 이익을 내지 못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