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애니메이션 거장 다카하타 감독 별세

'반딧불이의 묘'로 전세계 명성
韓선 "日을 피해자化" 비판도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 /도쿄=AFP연합뉴스

일본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거장이자 전쟁고아의 참상을 그린 작품 ‘반딧불이의 묘’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다카하타 이사오(사진) 감독이 향년 82세로 별세했다.

6일 일본 언론들은 다카하타 감독이 전날 도쿄 도내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해 여름부터 심장 질환으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카하타 감독은 1935년 미에현에서 태어났고 도쿄대 문학부 불문과 재학 시절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졸업 후 도에이애니메이션에 입사했다. 이후 지난 1968년 ‘태양의 왕자 호루스의 대모험’으로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의 첫 감독을 맡으면서 주목받았다.


그는 당시 회사 동료이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함께 TV 시리즈 ‘루팡 3세’ ‘알프스 소녀 하이디’ ‘엄마 찾아 삼만리’ ‘빨강머리 앤’ 등의 명작을 잇달아 제작했다. 1985년에는 미야자키 감독과 함께 스튜디오지브리를 설립해 ‘반딧불이의 묘’ ‘추억은 방울방울’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등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작품을 많이 선보였다. 미야자키 감독의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천공의 성 라퓨타’에도 프로듀서로 참가했다.

2013년에는 14년 만에 장편 애니메이션 ‘가구야 공주 이야기’를 선보였고 이듬해 프랑스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명예 크리스탈상’을 받았다. 2015년에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예술문화훈장도 받았다.

특히 그의 대표작인 ‘반딧불이의 묘’와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등의 작품은 국내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반딧불이의 묘’는 고아들의 눈에 비친 전쟁의 참상을 그린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모스크바 아동청소년국제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받았지만 국내에서는 전쟁을 미화하고 일본을 전쟁 피해자로 그렸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다카하타 감독은 2006년 방한 당시 “중국이나 한국에 대해 일본이 행한 것은 잘못됐지만 미국과 일본의 관계를 생각하면 당연히 일본이 피해자”라면서도 “그렇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 한국인이 좋지 않게 보는 것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고 말한 바 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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