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반의 금융 플랫폼 ‘퓨전(FUSION)’의 창업자 데준 첸이 지난 4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회사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가람기자
“인터넷을 통해 지구상의 원하는 곳 어디에든 정보를 보낼 수 있었던 것처럼 블록체인을 통해 어떤 형태의 가치든 원하는 곳으로 빠르고 쉽게 옮기는 게 가능해질 겁니다.”
지난 4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만난 블록체인 기반의 금융 플랫폼 ‘퓨전(FUSION)’의 창업자 데준 첸은 블록체인의 비전을 ‘가치의 인터넷(Internet of Value·IoV)’으로 설명했다.
중국 상하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데준 첸은 이미 유명인사다. 그는 2013년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IBM에서 최연소 임원으로 일하던 중 (사토시 나카모토가 쓴 논문인) 화이트페이퍼(백서)를 처음 접했다. 이후 블록체인 기술에 푹 빠져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하는 기업 빗세(BitSE)를 차렸다. 가상화폐 시가총액 20위 안에 이름을 올린 퀀텀과 비체인(VeChain)을 연달아 개발해 암호화폐 공개(ICO)에도 성공했다.
퀀텀 창시자 데준 첸 퓨전 창업자가 말하는 ‘블록체인의 미래’ |
지난해 세계적으로 암호화폐 바람이 불고 수많은 코인이 등장하면서 금융 플랫폼을 만들 적기가 왔다고 봤다. 최근 3년간 200여개가 넘는 다양한 암호화폐가 등장했다는 것을 고려할 때 미래에 등장할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자산까지도 수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
그는 “코인 지갑에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여러 코인을 보관할 수는 있지만 그 외의 자산들과 상호호환(interoperability)이 어렵다”며 “블록체인 기반이 아닌 자산들도 한데 묶어 스마트계약으로 거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실물자산을 비롯한 다양한 자산을 자유롭게 옮길 수 있는 게 목표다. 그는 “실물자산이든 금융자산이든 국가 규제나 벽에 막혀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다”며 “블록체인 기술이 성숙해지면 사람들이 원하는 곳이면 경계 없이 가치를 이동시키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안에 100억달러(10조5,000억원) 규모의 디지털 자산을 퓨전에서 운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블록체인의 미래에 대한 의구심에 대해서도 이같이 말한다. “20년 전만 해도 스마트폰으로 메시지를 보내거나 결제를 하는 것은 상상도 못했잖아요. 블록체인으로 세상이 변하는 데 시간은 걸리겠지만 나중에 돌아봤을 때 ‘우리가 긴 여정을 지나왔구나’ 싶을 것 같아요.”
/정혜진·정가람기자 made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