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에 치킨도 2만 원... 외식물가 더 오른다


“9년 간 가격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더 버틸 재간이 없습니다”

국민 간식 치킨 프랜차이즈의 현실이다. 최저임금 인상 이후 외식업을 필두로 가격이 올랐지만 치킨 만큼은 예외였다. 프랜차이즈 본부들은 가격을 올리지 않았고, 가맹점주들이 알아서 가격을 올려 왔다.

그간 눈치만 보던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가격 인상에 나섰다. 업계 1위인 교촌치킨이 포문을 열었다. 교촌치킨은 다음 달 1일부터 전국 가맹점에서 배달 서비스 유료화 정책을 시행한다. 배달 주문을 하면 1건당 2,000원을 추가로 부과한다. 인기 제품인 ‘교촌 허니콤보’를 주문하면 치킨값 1만 8,000원에 배달료 2,000원을 더해 2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 사실상의 가격 인상이다.


교촌치킨이 치킨값 인상 대신 배달수수료를 받기로 한 것은 정부나 소비자 단체의 압박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5월 BBQ가 치킨 가격을 인상하려다 정부의 강한 압박에 철회한 전례가 있다. 그사이 최저임금 인상과 임대료가 급등하면서 가맹점들의 부담이 가중됐다. 특히 배달서비스 전문업체의 수수료가 올 들어 1000원 가량 오르면서 결국 배달 유료화에 나선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 간식의 대표 주자인 피자 값도 올랐다. 피자 전문 프랜차이즈 도미노피자가 6일부터 가격을 인상한다. 피자 품목에 한해 라지(L) 사이즈는 1,000원, 미디엄(M) 사이즈는 500원 인상된다.


앞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외식업을 필두로 가격 인상이 지속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어묵, 햄, 빼빼로 등 각종 공산품 가격도 덩달아 오른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외식 가격 인상의 ‘마지노선’이었던 국민 간식 치킨도 결국엔 가격을 올렸다.

한편 올 3월 소비자물가는 한파의 영향으로 크게 올랐던 농축산물의 물가 상승 폭이 줄면서 6개월 연속 1%대의 저물가 기조를 이어갔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개인 서비스 가격과 외식 물가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최저임금 인상이 개인·외식 서비스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가사 도우미 가격은 1년 전보다 11.0% 올라 2007년 12월(12.05%) 이후 10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또 외식 서비스 가격도 사실상 큰 폭으로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외식물가 오름세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그간 가격을 올리지 않았던 치킨 프랜차이즈 등 배달 외식업체에서 가격을 올리거나 교촌과 비슷한 방법으로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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