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의 철수와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 중인 두 기업 모두 회생 여부를 결정할 마감시한이 임박했지만 노조의 버티기에 파국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8일 한국GM에 따르면 카허 카젬 사장은 최근 구매팀을 비롯한 본사 부서들과의 간담회에서 “협력사들에 줘야 할 부품 대금을 마련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부품을 받지 못하면 생산을 멈춰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GM 노조가 “약속했던 성과급을 지급하라”며 폭력을 동원해 사장실을 점거했지만 정작 회사는 납품 대금도 없다는 상황을 실토한 셈이다. 카젬 사장은 특히 “트랙스를 비롯한 주요 차종들의 생산 차질이 빚어지면 GM 본사는 한국 생산물량을 해외로 돌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전했다. 한국GM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전제조건인 노사 간 임금 및 단체협상 타결 시한을 10여일 앞둔 상황에서 자금사정상 그전이라도 GM이 ‘철수’를 포함한 중대 결정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와 채권단이 지난달 살리기로 결정한 STX조선 역시 법정관리 문턱까지 왔다. 회생의 전제조건은 생산직 인건비 75% 감축으로 690여명 중 500여명을 내보내야 하지만 이날 추가 신청접수 결과 목표치의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143명만이 희망퇴직과 아웃소싱을 통해 회사를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STX조선은 9일까지 채권단에 자구안을 제출해야 한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