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최근 경기도 남양연구소에서 모하비 후속 모델에 대한 품평회를 열고 내년 6월 이후로 출시일을 잠정 결정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모하비 후속 모델에 기아차의 고급차 브랜드 엠블럼인 ‘E’ 적용 여부를 검토한 것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서울 국제모터쇼에서 고성능 스포츠 세단 ‘스팅어’를 선보이면서 ‘E’ 엠블럼을 함께 소개한 바 있다. 세로 배열의 엔진을 모티브로 삼아 선택된 소수를 위한 특별한 차라는 의미(Exclusive)를 담았다는 게 기아차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에센시스와 에센투스 두 명칭의 브랜드 등록도 마친 상태다. 업계에서는 최근 출시한 프리미엄 세단 ‘THE K9’에 기아차가 E 엠블럼을 달 것으로 관측했다. 기아차의 세단 중 고급차 브랜드에 가장 어울리는 모델이 K9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K시리즈의 맏형인 K9이 고급차 브랜드로 떨어져 나가면 기아차 전체를 떠받치고 있는 K시리즈의 인기가 시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 역시 지난 3일 ‘THE K9’ 신차발표회에서 “일단 신형 K9을 먼저 성공시켜 K시리즈를 단단하게 만들어놓고 고급차 브랜드는 그다음에 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내년 모하비 후속 모델을 비롯해 E 브랜드의 고급화 전략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모델 전반에 대한 재정비 작업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스팅어의 해외 수출 모델에도 같은 엠블럼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스팅어는 국내 모델에는 E 엠블럼이 부착되는 반면 북미를 비롯한 해외시장에는 기존 기아(KIA) 엠블럼을 달고 수출하고 있다. 한편 E 브랜드 모델 전반에 대한 차명 변경이 이뤄질지도 업계의 관심사다. 제네시스의 경우 브랜드 출범 후 기존의 제네시스 모델은 G80으로 변경됐고 에쿠스는 내수시장에서는 EQ900, 해외시장에서는 G80으로 판매되고 있다. 기아차 역시 제네시스와 마찬가지로 브랜드 내의 모든 모델의 차명을 ‘E00’ 식으로 통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아차의 한 고위관계자는 “E 브랜드 중심으로 고급차 전략을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한 세부적인 부분을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맹준호·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