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에서 다양한 평면 유형으로 구성된 아파트·주상복합 단지의 공급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흔한 전용면적 59㎡와 84㎡ 외에 전용 76㎡, 99㎡ 같은 틈새 평형 유형이 나오는가 하면 한 단지 내에 평면 유형이 수십 가지, 많게는 백 가지를 넘어서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평면 유형의 다양화는 주택시장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10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세종시에서 모델하우스를 열고 분양 일정이 진행 중인 아파트 단지 세종 마스터힐스는 가구의 평면 유형이 66가지에 달한다. 현대건설·태영건설·한림건설 컨소시엄이 세종시 6-4생활권에 총 3,100가구 규모로 짓는 이 단지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실시한 설계공모에서 2016년 12월 당선작으로 선정된 건축계획안에 따라 지어진다. 설계는 에이앤유건축사사무소와 시아플랜건축사사무소가 담당했다. 이 단지의 전용면적 59㎡ 유형은 59㎡A, R59㎡, 59B로 구분됐고 전용 84㎡는 84㎡A, 84㎡B를 포함해 D84㎡E, RD84㎡C 등으로 유형이 세분화된다.
세종 마스터힐스 조감도. /자료 제공=현대건설
그 외 평면 유형이 다양한 대표적인 단지는 평면 유형이 무려 199가지로 구성돼 2011년 11월 완공된 부산의 해운대 아이파크로 꼽힌다. 2016년 8월 입주 이후 시세가 급등하며 서울 반포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아크로리버파크는 전용 면적 59~234㎡ 1,612가구가 32가지 평면 유형으로 구성됐다. 인천 청라국제신도시에 2016년 3월 완공된 청라파크자이더테라스1단지는 270가구 규모에도 평면 유형이 12가지나 된다. 이 3곳 모두 한국건축문화대상을 수상해 건축적 가치를 인정 받은 사례로 평가된다.
이러한 평면 유형의 다양화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는 우수한 디자인의 건축물로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혀준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청라파크자이더테라스를 설계한 양리라 창조종합건축사사무소 건축디자인부문 실장은 “건물의 얼굴에 해당하는 입면의 다양화를 위해서는 여러 유형의 평면들이 조합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한된 공간 안에서 가구 공급을 극대화해 사업자의 수익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실제로는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한다는 지적도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평면 유형이 다양해도 실제로 면적은 엇비슷하면서 오히려 분양가는 더 높아지는 경우가 있고 각 평면 유형 간 큰 차이가 없다면 오히려 소비자들이 선택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