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1일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에 이송할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했다. 이송되는 개편 시안은 국가교육회의로 넘어가 숙의·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다시 교육부로 넘어온다. 이 과정을 거쳐 8월 최종 대입제도 개편안이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시안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안은 ‘수능 절대평가 전면 도입’ 여부다. 교육부는 수능평가방법과 관련해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 도입(1안), 상대평가 유지(2안), 수능 원점수제 도입(3안) 등 3개의 안을 제시했다. 3안의 원점수제는 사실상 과거(1994~2004학년도 시행) 회귀인 셈이어서 ‘절대평가 전면 도입’에 방점이 찍힌다.
교육부는 이같은 ‘수능평가방법’을 비롯해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적정 비율에 대한 ‘대입 선발 방법’, 수시-정시 시기 통합과 관련한 ‘대입 선발 시기’ 등 총 세 가지 사항을 핵심 논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학종의 경우 불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 수능 확대 요구가 계속 나오고 있다. 또 복잡한 대입제도를 단순화하고 수시 준비로 인한 고교 3학년 2학기 수업 파행 문제 등을 대응하기 위해 수시-정시 시기를 통합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통합 시 수능 이후 동시에 전형을 실시하는 일정이 유력하다.
교육부는 이밖에 ‘필요할 경우’ 결정 또는 의견제시를 해달라는 취지로 △학종 공정성 제고 △2015 교육과정에 따른 수능 과목 구조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 △수능 EBS 연계율 등 사항도 함께 제시했다. 학종 공정성 제고 방안은 교육부가 학교생활기록부 신뢰도 제고방안을 정책숙려제 대상으로 적용해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핵심 사항으로 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또 이번 개편안 적용 이후를 대비할 ‘중·장기 대학입시 방향’도 함께 공론화해달라고 요청했다. 논·서술형 수능 도입과 고교학점제 기반의 성취평가제, 학생부 전형 등 내용이 골자다.
다만 이번 교육부의 시안은 대입제도 개편안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국가교육회의가 여러 제시 안 중 하나를 반드시 골라야 하는 것도 아니다. 국가교육회의는 공론화 과정을 통해 교육부 시안보다 적정한 방법이 있다면 새롭게 제시할 수도 있다. 국가교육회의의 대입 개편안은 다시 교육부로 넘어와 교육부가 확정하는 과정이 있지만 사실상 국가교육회의의 개편안대로 내용이 결정될 예정이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8월 2021학년도부터 적용될 수능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수능 절대평가 등 예고된 사안에 대한 여론 반대가 거세지자 결정을 1년 미뤘다. 이후 충분한 숙의·공론화 과정을 거치기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국가교육회의를 꾸리고 여기서 개편안 전반을 결정하기로 했다. 국가교육회의는 조만간 대입제도 개선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전반적인 검토 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진동영·백주연기자 j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