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지난 1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기식 금감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연합뉴스
안철수(사진)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이틀째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사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김 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것에서 나아가 문재인 정부의 인사 문제를 지적하며 ‘정부를 견제할 야권 대표 주자’라는 점을 부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안 예비후보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청와대가 갑질 외유 논란에 불법 부패 문제의 중심에 선 김 원장을 해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어제 또 내놨다”며 “김 원장을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문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 오후 김 원장이 사표를 낼 것이라는 소문(지라시)이 돌자 “사실이 아니다”며 “어제(9일) 말씀드린 데서 변화가 없다”고 일축했다. 안 예비후보는 김 원장이 19대 국회의원 임기 종료 직전 남은 정치자금을 국고로 반납하지 않고 이른바 ‘땡처리 외유’를 떠났다는 추가 의혹을 언급하며 “의혹을 확인하면 김 원장은 정치자금법을 어긴 범법자요 국회의원이라는 특권을 이용해 갑질 뇌물 외유를 즐기고 돌아다닌 부패혐의자”라고 꼬집었다.
청와대 참모들에 대한 일침도 가했다. 김 원장이 설립한 더미래연구소가 대기업을 대상으로 고액 강연을 진행하는 동안 장하성 현청와대 정책실장, 홍종학 현중소벤처부장관, 우상호 민주당의원 등을 강사진으로 채웠다는 언론 보도를 소개하며 “대통령 주변 분들이 왜 김 원장을 감싸고도는지 그래도 모르시겠다는 것이냐”고 문 대통령을 겨냥했다.
안 예비후보의 ‘김기식 비판’은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 이날 글에도 문 대통령의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취임사와 현 정부 들어 단행된 적폐청산을 강조하며 ‘문재인 정부 인사들의 이율배반’을 부각했다. 상대방 적폐는 처벌하고 우리 편 적폐는 봐주는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안 예비후보는 전날 서울시장 출마자로서는 이례적으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원장과 청와대의 태도를 비판했다. 이 같은 행보는 자신을 ‘정부를 견제할 야권의 대표 후보’로 부각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선거에서 기댈 당 지지율이 부진한 상황에서 ‘대권 주자’라는 개인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른 후보와의 차별화에 나선다는 것이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