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사태에서 시작된 증권사 배당 시스템에 대한 불신과 우려가 일파만파 퍼지고 있습니다. 다른 상장 증권사들은 삼성증권과 시스템이 다르고, 검증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증권사별 시스템 안전 여부는 금융감독원의 조사가 끝나야 확실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김성훈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삼성증권 사태의 1차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우리사주 배당 입력 시스템입니다.
현행법상 상장 증권사가 일반 주주나 우리사주조합 직원에게 주식 배당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예탁결제원의 주식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반면 현금 배당을 할 경우에는 다릅니다.
일반주주가 대상이라면 예탁원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우리사주조합원에게 현금을 배당 할 땐 예탁원을 거치지 않고 바로 조합 직원 계좌로 배당금을 입금할 수 있습니다.
삼성증권도 처음에는 현금 배당을 계획했기 때문에 예탁원을 거칠 필요가 없었습니다.
문제는 직원이 실수로 ‘주식배당’을 선택했음에도 예탁원의 주식 등록 절차를 거치지 않은, 발행하지 않은 주식도 배당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증권사의 배당 입력 시스템에 대한 신뢰는 크게 떨어졌고, 주문 실수를 일컫는 팻 핑거(Fat finger)사태 재발 가능성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금감원이 지금까지 확인한 상장 증권사 중 4곳이 삼성증권과 유사한 시스템을 갖고 있었습니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은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점검을 하지 말고 회사에 레드팀을 운영해 부정하게 이득을 취할 경우 어떤 허점은 없는지 점검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레드팀은 약점을 공격해 개선방안을 찾아내는 가상의 적군을 말합니다.
다른 상장 증권사들은 자사 시스템에는 허점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대우는 “현금과 주식 배당 시스템이 분리돼있고, 개인 보유 주식수 이상 배당주를 지급하는 경우 자동 차단장치가 발동된다”고 밝혔습니다.
NH투자증권도 “현금·주식배당 시스템이 분리돼있는 것은 물론, 주식 배당의 경우 우리사주조합장이 일괄 수령후 직원들에게 재배분하는 체제”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화투자증권 등도 현금 배당 시스템만 갖추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정확한 안전 여부는 오늘부터 19일까지 이어지는 금감원의 현장 검사가 끝난 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김성훈기자 bevoice@sedaily.com
[영상편집 김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