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열풍에서 다소 비껴나 있던 중소형 제약주가 일제히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들썩이고 있다. 신약 개발과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그동안 부침이 적지 않았던 중소 제약주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총 19개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 중 제약주는 12곳에 달했다. 동화약품(000020)·경보제약(214390)·종근당바이오·보령제약(003850)·부광약품(003000)·신풍제약(019170)·JW생명과학·광동제약(009290)·삼진제약(005500)과 유한양행우(000105)·JW홀딩스(096760) 등 우선주·지주사까지 포함한 숫자다. 같은 날 셀트리온(068270)(전일 대비 -1.65%),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1.86%), 신라젠(215600)(-0.1%) 등의 바이오 대장주들이 약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들 중소형 제약사는 대부분 신약과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기반으로 주가가 오르고 있다. 부광약품은 최근 정신분열증제인 루라시돈의 3상 투약을 개시했으며 유한양행은 폐암 표적치료제인 ‘YH25448’의 국내 임상 1상을 완료한 데 이어 오는 15일 국제 암 학회에서 관련 발표가 이뤄질 예정이다.
JW홀딩스는 전일 대비 16.81% 오른 1만700원에 마감하는 등 상승폭이 컸다. 자회사인 JW중외제약(001060)이 개발 중인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의 전임상 결과가 국제 의약 저널에 실렸다는 소식과 또 다른 자회사인 JW생명과학의 영양수액 수출 관련 소식이 전해지면서 JW홀딩스의 주가 급등으로 이어졌다. JW생명과학은 올해 유럽에서 시판 허가를 받은 후 내년부터 총 18개 유럽 국가에 종합 영양수액제를 수출할 계획이다.
이들 종목은 주요 바이오주와는 달리 뒤늦게 급등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셀트리온·신라젠·바이로메드 등의 바이오주가 지난해 중반부터 급등세를 보인 반면 동화약품은 지난해 상승률이 21.7%, 신풍제약 26.3%, 보령제약 -26%, 광동제약 2.7%, 경보제약 -10% 등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1%)과 비슷하거나 부진했었다. 이와 관련해 그동안 바이오주의 급등에 부담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보다 구체적인 실적을 기대할 수 있는 제약사들로 눈을 돌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날 가정용 유전자 검사에 대해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우리들제약(004720)은 신고가를 경신하지는 못했지만 전일보다 8.2%나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코스닥 벤처펀드 출시가 앞으로 제약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도 전망하고 있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벤처펀드 출시로 제약·바이오 종목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펀드가 순조롭게 출시될 경우 관련 기업들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