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가에 대한 예의>가 <1991, 봄>으로 제목을 최종 확정 짓고, 오는 5월 드디어 개봉한다. 영화 <1991, 봄>은 지난해 87년 6월 항쟁을 소재로 720만 관객을 동원하며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던 영화 <1987>이 다하지 못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1991, 봄>은 1991년 4월 26일부터 5월 25일까지, 강경대 열사로 시작해 김귀정 열사까지 국가의 불의에 저항한 11명의 청춘들과 당시 유서대필, 자살방조라는 사법사상 유일무이의 죄명으로 낙인 찍힌 스물일곱 살 청년 강기훈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영화는 24년 뒤 최종 무죄를 선고받았을 때, 말기암의 몸이었던 강기훈의 기타 연주로 시작한다. 총 8개의 챕터로 이루어진 <1991, 봄>은 강기훈이 연주하는 동명의 기타 연주곡의 제목으로 흘러가며, 세상이 등지고, 우리가 잊은 1991년 봄의 찬란했던 삶과 죽음들에 대한 기억을 현재의 봄으로 소환한다.
특히 무거운 주제의식과 사회적 이슈를 다루면서도 클래식 음악을 통해 이례적인 서정성을 유려하게 담아낸 <1991, 봄>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관객과 평단의 만장일치 호평을 이끌어내며 주목받았다.
<1991, 봄>은 87년 이후부터 90년대 초반, 동시기를 보낸 사람들이 지금껏 묻어왔던 부채의식과 남모를 아픔을 돌아보는 첫 영화인 만큼 제작비 모금을 위한 소셜펀딩 역시 1,300여 명에 달하는 후원자가 몰리는 등 시작부터 열렬한 지지가 있었던 작품이라는 후문이다. 또한 이는 영화 <1987> 이후 궁금했던 이야기를 담고 있을 뿐 아니라, 당시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사건과 관련된 다수의 공범자들이 현직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점 등 시의성을 가지고 있어 개봉을 기다리는 많은 관객의 뜨거운 관심 또한 기대된다.
아물지 않은 역사적 상처들을 보듬어 과거를 애도하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용기와 희망, 위로를 전하는 <1991, 봄>은 잊혀진 91년의 5월 투쟁, 추모 27주기인 오는 5월 개봉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