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꼭 잡고’ 한혜진이 가슴 먹먹한 연기로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지난 12일 방송된 MBC 수목 미니시리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이하 ‘손 꼭 잡고’)에서는 김도영(윤상현 분)과 신다혜(유인영 분)가 재결합한 반면, 아픔을 공유하며 더욱 가까워진 남현주(한혜진 분)와 장석준(김태훈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석준은 현주에게 종양이 한 달 전과 크기가 똑같다며 수술을 만류했다. 수술이 더 위험할 수 있기에 섣불리 진행할 수 없었던 것. 하지만, 모든 걸 정리하고 어렵게 수술을 결심한 현주에게는 혼란만 가중됐다. 석준은 샛별은 걱정 말라며 현주 씨 머릿속 종양은 슬픔을 먹고 자라는 것이라고, 그 종양을 없애는 방법은 행복이라는 독약을 먹이는 거라며 자신한테 기대라고 고백했다. 현주는 끝내 돌팔이 의사라며 웃음을 터트렸고 애틋한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봤다.
석준의 차가 고장 나는 바람에 두 사람은 차를 세우고 견인차를 기다렸다. 현주는 석준에게 어머니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고 석준은 포옹으로 위로했다. 그리고 정비소로 향하는 길, 행복 방정식에 대해 신나게 설명하는 석준을 본 현주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그의 품에 기대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가슴을 몽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가까워질 듯 다시 멀어지는 두 사람이었다. 늦은 시간까지 수리가 길어진 석준은 올 때처럼 견인차로 함께 가자고 말했지만, 현주는 잠시 곤란한 표정을 짓더니 “밤 중에도 혼자 자전거 잘 탄다”며 길을 나섰다. 현주는 “뭘 기대하는 거야”라며 자조적인 혼잣말을 했다. 집에 돌아온 현주는 아버지 진태(장용 분)에게 “단 하루만이라도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리고 방송 말미 현주는 혼미해진 정신을 붙잡고 석준의 집까지 찾아가지만, 집 앞에서 벨을 누르지 못하고 서성이는 모습으로 궁금증을 높였다.
이날 현주가 석준의 다정다감한 태도에 마음을 열기 시작하는 과정에서 한혜진은 행복과 괴로움이 교차하는 현주의 감정 변화를 세밀하게 그려내 몰입도를 높였다. 매 순간 남편과 딸을 위해 최선을 다해온 현주가 오롯이 자신의 병과 행복에 몰두하는 석준에게 점점 의지하고 기대하게 된 것. 이 낯선 마음은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시청자들은 죽음을 앞두고 여러 가지 고민과 생각, 감정들을 반복하고 있는 남현주에게 이입되어 함께 웃고 울었다. 화면 밖으로 생생하게 느껴지는 한혜진의 애절한 연기가 다음 본방송을 더욱 기대케 한다.
MBC 수목 미니시리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는 삶의 끝자락에서 예기치 않게 찾아온 사랑, 설레고 찬란한 생의 마지막 멜로 드라마. ‘손 꼭 잡고’는 매주 수, 목 오후 10시 방송.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