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 지명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합의 조건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자신에 대한 기존 인식과는 달리 북한의 정권교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12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에서 열린 국무장관 인준청문회에 출석한 폼페이오 지명자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지금까지 두 정상이 매우 성가시고 힘든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테이블에 마주 앉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할 일이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통령의 (김정은과의) 회담을 통해서 포괄적인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는 환상을 갖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평가했다. 북한 문제가 회담 한 번 만에 극적으로 해소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지명자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는 합의 도달이 가능한지를 결정할 조건을 설정할 수 있다”며 “나는 미 행정부가 그것에 대한 조건을 적절히 설정할 수 있다고 낙관한다”고 말했다. 또 두 정상의 회담이 “미국과 세계가 너무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외교적 결과들을 달성하기 위한 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테이블에서 게임을 할 사람이 아니다. 이는 나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해, 신중하고 진지한 자세로 북핵 협상에 임할 것임을 강조했다. 현재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인 폼페이오 지명자는 또 “북한과의 이전 협상에 대한 CIA의 역사를 읽었다”며 “우리가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폼페이오 지명자는 북한 정권 교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나는 북한 정권 교체를 옹호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벤 카슨(민주) 의원의 이같은 질문에 “오늘 정권 교체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대답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해 거듭 정권교체론을 부인했다. 이는 향후 북미 정상회담 준비와 의제 등을 놓고 북한을 상대할 외교 수장으로서 자신이 대북 강경파라는 인식을 다소 완화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7월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안보포럼에서 “미 정부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핵 개발 능력과 핵 개발 의도가 있는 인물을 분리해 떼어 놓는 것”이라고 말해, 북한의 정권 교체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폼페이오 지명자는 “분명한 것은 외교관으로서 내 역할은 우리나라가 수십 년 동안 직면해온 북한에서의 어려운 상황에 절대 맞서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를 피력했다.

또 에드 마키(민주) 의원이 ‘핵무장한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은 대재앙’이라고 지적하자 폼페이오 지명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주한미국대사를 비롯한 국무부의 고위직이 여전히 공석인 사태에 대해서도 해결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코드를 맞춰온 그는 민감하거나 불편한 질문에는 답변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마녀사냥’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동의하느냐는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이 인정하지 않는 기후변화에 대해 “국무부가 적절한 해결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답하면서도, 그 원인이 ‘인간 행위의 결과’라는 점에는 동의하지 않은 것이 대표적이다.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