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날 입찰공고를 게시했다. 이번 공개 경쟁입찰에서는 기존 3개 사업권 가운데 DF1(향수·화장품)과 탑승동 DF8(전 품목)을 통합해 1개 사업권(DF1)으로 묶었다. DF5(피혁·패션)는 기존과 동일하게 별도 사업권(DF5)으로 해 총 2개의 사업권을 구성했다. DF8 매장 중 4곳은 공공편의시설로 용도를 변경해 입찰 대상에서 빠졌다. 탑승동에 따로 떨어진 특성상 DF8의 수익성이 다소 낮은 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임차료 하한선인 최소보장금액은 가장 최근 입찰이었던 지난 2014년 제3기 면세사업자 입찰에 비해 최대 48% 낮아졌다. DF1의 경우 최소보장금액이 1,601억 원으로 지난 2014년보다 30% 낮아졌다. DF5는 기존보다 48% 낮은 406억 원으로 책정됐다. 공사의 한 관계자는 “제2 여객터미널(T2)의 개장에 따라 여객이 빠져나가는 점과 최근 좋지 않은 면세점 업계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적정이윤 수준을 고려해 책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계약기간은 사업권을 반납한 롯데면세점의 잔여 기간이 아닌 5년을 보장한다. 계약기간이 절반이 지나야 계약해지를 요구할 수 있다는 조항은 이번에는 빠졌으며, 공사가 계약 주요사항을 위반했거나 관련법 혹은 정부정책의 변경으로 정상적 영업이 어려우면 계약해지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인천공항공사는 득점이 높은 순서대로 2개 사업자를 선정해 관세청에 보내고, 관세청은 입찰 결과를 특허심사에 반영해 낙찰 대상자를 선정해서 공사에 통보한다. 공사 관계자는 “관세청과 협조해 늦어도 6월 중순까지 사업자 선정을 완료하고, 기존 사업자와 인수인계 기간을 거쳐 7월 초에는 신규 사업자가 정상적인 영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면세점들은 “입찰 조건 등을 검토해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인천공항공사가 최소보장금액을 낮췄고 입찰 자격도 완화해, 다수 면세점이 도전장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의 경우 임대료 부담에 철수를 결정했지만 재도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안팎의 관측이다. 이 외 신라, 신세계까지 면세점 업계 ‘빅3’의 참여가 유력하며 한화갤러리아와 두산, 현대백화점 등도 참여 여부를 검토 중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에서 큰 수익을 내기는 어렵지만, 아시아를 대표하는 공항 중 하나로 상징성과 성장성이 있다”며 “입찰 문턱이 낮아짐에 따라 외국계 면세점과 새로운 국내 유통기업이 복병으로 등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