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재난씨, 우리 헤어져] "실패는 재난대응 해법의 어머니"

행정안전부 펴냄


우리는 지난 2016년과 2017년 잇따라 대형 지진을 겪었다. 2016년 9월12일 경주지진에서 “예고 없이 찾아온 지진에 대한 공포”를 느꼈다면, 2017년 11월15일 포항지진에서는 “한발 앞선 대응”으로 재난 대비에 대한 성공 가능성을 보여 줬다.

과거 재난대응의 문제점과 교훈을 담은 재난 대응 사례집 ‘재난씨, 우리 헤어져’가 최근 발간됐다. 발행기관은 재난대응 총괄 기관인 행정안전부다. 책은 공무원이 만든 것 같지 않다. 그간 대규모 재난이 발생한 이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재난백서를 발간해왔으나 대부분 정부의 입장에서 전문적이고 딱딱했었다.


‘재난씨, 우리 헤어져’는 이름부터 재미있다. 재난 당시 상황과 교훈을 현실감 있게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구성했다. 재난 유형별로 국내외의 대표적인 12가지 재난 유형별로 17개의 국내외 사례를 선정하고 초기 대응부터 수습까지의 과정을 정리했다.

책은 과거 재난에 대한 정부의 무능과 국민들의 인식 부족에 대해 솔직히 털어놓는다. “실패의 경험에서 배우자”는 취지다. 그리고 새롭게 고쳐진 제도에 대해 설명한다. 즉 초유의 지진을 당한 2016년에는 국가 재난체계가 찾기가 어려웠다. 사실상 모두가 처음 겪어보는 혼란의 와중에 정부조차 우왕좌왕했다. 이후 건축물의 내진 설계를 강화하고 재난정보 전달체계를 새롭게 구축했다. 덕분에 2017년 지진에서는 보다 체계적이고 신속한 대응이 가능했다.

‘재난씨 우리 헤어져’는 1993년 서해훼리호 침몰에서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2003년 대구지하철 중앙로역 화재, 2007년 태안 기름유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까지 국내외 재난의 역사를 담았다. 다만 2014년 세월호 사고는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아서 빠졌다.

책은 중앙부처와 지자체, 학교 등에 배포된다. 누구나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국민재난안전포털(www.safekorea.go.kr)에도 공개됐다.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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