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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살배기 딸과 함께 숨진 충북 증평 A(41·여)씨의 SUV 차량 처분과 관련해 경찰은 언니를 대신해 차를 팔자마자 출국해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있는 여동생(36)이 돈을 챙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A씨 모녀 사망 사건과 A씨에 대한 사기혐의 고소 사건을 수사 중인 괴산경찰서는 13일 A씨의 통장으로 입금된 차량 매각 대금 1,350만원을 누가, 언제, 어디서 인출을 했는지 밝히기 위해 A씨의 금융거래 정보에 대한 압수수색 검증 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여동생은 지난해 7월 14일부터 마카오에 머물다 1월 1일 입국한 뒤 다음 날 A씨의 차를 팔고, 하루 뒤인 3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한 것으로 밝혀졌다. 여동생이 차를 팔 때 언니 A씨의 휴대전화를 사용한 점이나 경찰의 출석 요구에 카카오톡을 통해 지난 11일 귀국하겠다고 약속하고도 귀국하지 않는 것도 미심쩍은 행적이다. 경찰은 여러 가지 정황상 여동생이 치밀하게 사기 행각을 벌인 뒤에 차 매각대금을 챙겨 해외로 떠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그동안 여동생이 A씨 모녀 사망 원인과 차량 매각 경위를 풀 수 있는 핵심 인물로 보고 자진 출석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여동생은 끝내 출석을 거부했고, 경찰은 지난 12일 여동생에 대한 체포 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1월 1일 입국, 1월 2일 차량 매각, 1월 3일 재출국이라는 여동생의 일정을 볼 때 그가 매각대금을 인출해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여동생은 지난 1월 2일 서울의 한 구청에서 언니의 인감증명서를 대리 발급받았고 언니의 도장, 차량 등록증 등 매매서류를 갖춰 C씨를 만나 매각한 바 있다.
A씨 모녀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A씨의 남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지난해 9월 20일부터 최근까지 A씨의 통화 기록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A씨의 유서에 대한 필적 감정 결과도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지난 6일 오후 자신의 아파트에서 딸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관리비 등을 계속 연체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관리사무소의 신고로 사망 사실이 확인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차 부검을 통해 A씨의 사인을 ‘경부 자창과 독극물 중독’이라며 자살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지었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