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금융권의 채용 성차별과 유리 천장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데요. 증권업계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일반 직원의 성비는 대부분 균형을 이루고 있었지만 임원의 경우 여성의 비중이 7%를 넘지 못하고 있고, 여성 등기임원은 한 명도 없습니다. 김성훈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증권업계 여성의 유리 천장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시가총액 상위 7개 증권사 중 여성임원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7%인 삼성증권입니다.
하지만 비중이 7%인 것이지 실제 임원의 수로 따져보면 상근 임원 총 29명 중 2명에 불과합니다.
다른 증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미래에셋대우는 89명의 상근 임원 중 단 4명만이 여성이었고, KB증권의 상근 임원 47명 중 여성은 한 명뿐입니다.
총 상근 임원이 30명가량 되는 키움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도 여성 임원 수는 각각 한 명이었습니다.
한국금융지주와 NH투자증권의 경우는 더욱 심한데, 각각 11명·42명의 상근 임원 가운데 여성은 한 명도 없습니다.
반면 여성 직원의 비율은 43~47%대로 26%를 조금 넘는 한국금융지주를 제외하고는 남성 직원과 거의 비슷했습니다.
채용이 공평하게 이뤄진다고 해도 여성으로서 임원까지 올라가기는 하늘의 별 따기인 것입니다.
이러한 관행을 바꾸기 위해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1월 정기 인사로 기존 1명이던 본사 여성 부서장을 3명으로, 여성 센터장·지점장은 5명에서 7명으로 늘렸습니다.
신한금융투자에서 여성이 본사 영업부와 홍보실을 이끌게 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IBK투자증권도 최근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여성 임원을 선임했고, 승진자 중에서도 여성이 48% 이상을 차지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업계 전체에서 이사회를 통해 기업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등기임원 중에는 여전히 여성이 한 명도 없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2금융권의 채용비리 문제도 조사하겠다고 나섰지만 증권업계의 유리 천장이 없어지는 데에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김성훈기자 bevoice@sedaily.com
[영상편집 김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