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 벤처 5인방|백승욱 루닛 대표

포춘코리아가 발굴한 대한민국 벤처 5인방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8년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포춘코리아는 그동안 국내 벤처 생태계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무장한 젊은 창업가들의 도전이 대한민국 성장의 기폭제가 되리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들의 도전과 성공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기획한 연재물이 바로 지난 2013년부터 시작한 기획 시리즈 ‘벤처인 Talk! Talk!(현 강소기업 CEO를 찾아서)’이었다.
포춘은 매달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스타트업의 창업자, 혹은 CEO를 찾아 그들의 창업 및 사업 스토리를 듣고 이를 독자들에게 소개해왔다. 대다수 CEO들은 창업 1년 이하의 스타트업 창업가였다. 이미 성과를 낸 기업보단 가능성과 잠재력에 초점을 맞춰 스타트업을 발굴했다.
그러나 모든 회사가 생존 혹은 성공한 건 아니다. 몇몇 창업가들은 예상치 못한(또는 예상 가능했던) 내·외부 요인으로 사업을 접었다. 물론 실패가 곧 좌절과 포기로 이어지진 않았다. 몇몇 창업가들은 실패를 쿨하게 인정하고, 이를 자양분 삼아 또 다른 창업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번 창간호를 맞아 포춘코리아는 그 동안 기획 시리즈를 통해 발굴했던 인물 중 각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올린 5명의 창업가를 선정했다. 단순한 매출, 성장률, 점유율 등 ‘수치적’인 성장세만을 평가 기준으로 삼지는 않았다. 그들이 인터뷰 당시 말했던 당면 목표를 실제로 이뤄냈는지, 그리고 기술적 혹은 서비스 측면에서 누구나 인정할 만한 진일보를 이뤄냈는지 살펴보았다.
유무형의 다양한 기준으로 포춘코리아 편집부와 주요 업계 관계자들이 선정한 5인의 창업가(가나다 순)는 ▲김진한 스탠다임 대표 ▲박태훈 프로그램스 대표 ▲백승욱 루닛 대표 ▲송치형 두나무 대표 ▲이채현 데이블 대표다. 지금부터 포춘이 발굴한 대한민국 5인의 벤처인, 그리고 이들이 보여준 성과와 성장세를 살펴보자.





세계 100대 인공지능 기업 ‘우뚝’, 의료영상 진단 분야 최고에 오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에는 인공지능(AI)이 있습니다. 향후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AI를 중심으로 기술이 융합될 것입니다. 이 같은 AI 중심 기술 융합을 기반으로 지수적(exponential) 발전을 이루는 것이 4차 산업혁명 본질입니다.”

지난해 10월 열린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첫 회의. 한 젊은 남성이 연단에 올라 ‘4차 산업혁명과 세계 시장 동향’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시작했다. 정부의 지원, 연구환경 개선 등 AI기술 시장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차분하게, 때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이 연사는 바로 포춘이 지난 2015년 12월에 소개한 인공지능 기반 의료영상 진단 서비스 스타트업 ‘루닛’의 백승욱 대표였다. 4차산업혁명위원회 최연소 민간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백승욱 대표는 포춘이 지난 4년간 소개한 ‘기술 기반 스타트업’ 창업자 중 가장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린 인물이라 할 수 있다.


2년 전 만난 백승욱 대표는 한창 의료영상 진단 서비스 개발을 위한 기술 고도화에 한창이었다. “사람의 건강을 다루는 만큼 다소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점진적으로 상용화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던 당시 백 대표의 말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다만 그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2년 만에 놀라울 정도의 기술 고도화를 이뤄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일정 부분 결과물도 도출할 수 있었다.

지난 2016년 루닛은 세계적인 권위의 의료영상기술 학회‘MICCAI 2016’에서 열린 ‘유방암 종양 확산 스코어 자동 판독 알고리즘 대회’에서 IBM, 마이크로소프트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같은 해 진행된 ‘북미영상의학회(이하 RSNA)’에선 IBM을 포함한 관련 기업들 중 가장 많은 4편의 연구 초록을 발표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를 적용해 AI 기반 실시간 의료영상 진단 소프트웨어 ‘루닛 인사이트(Lunit INSIGHT)’를 공개했다. 사용법은 매우 간단하다. 사용자가 루닛 인사이트에 의료영상을 업로드하면 몇 초 안에 AI 진단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현재 흉부 엑스레이 영상만으로 폐암 결절, 결핵, 기흉, 폐렴과 같은 주요 폐 질환을 검출할 수 있다. 진단 정확도는 무려 98%에 육박한다. 백 대표가 2년 전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유방암 진단 서비스’도 올해 상반기 중 루닛 인사이트에 탑재될 예정이다.

이러한 기술력은 국내외 의료기관 및 관련 업계 내부에서 루닛의 위상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켰다. 루닛은 지난해 글로벌시장 조사업체인 CB인사이트가 선정한 ‘글로벌 100대 인공지능 기업(The AI 100)’에 한국 기업으론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전 세계 1,700여 개 기업 중 헬스케어 분야 톱11, AI기반 의료진단 분야 톱7에 등극하며 헬스케어 및 의료 진단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대내외적으로 입증했다.

현재 루닛의 당면 과제는 협력 병원과 협력해 임상 연구를 진행, 질병 진단 기술에 대한 의학적 효용성을 입증하는 것이다. 백 대표는 “루닛의 기술이 헬스케어 분야 의료혁신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식약처 의료기기 승인 등 상용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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