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일부 공개한 '드루킹'...재판서 유리한 고지 노렸나

측근에 지시해 바꿨을 가능성
'증거 인멸' 지적 의식한듯

공개로 전환된 블로그 ‘드루킹의 자료창고’ 페이지. /인터넷 캡처

파워블로거 ‘드루킹’으로 활동하며 인터넷 포털 기사 댓글을 조작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당원 김모(48)씨가 비공개로 전환했던 블로그 게시글 중 일부를 공개로 전환했다. ‘증거인멸’이라는 지적을 의식해 재판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판단을 얻기 위한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17일 김씨의 블로그 ‘드루킹의 자료창고’에 접속하면 그가 올렸던 게시글들을 확인할 수 있다. 가장 최근에 올린 ‘미국과 일본 간 관계’ 관련 글을 포함해 대부분의 게시물이 그대로 노출된 상태다. 다만 여전히 비공개 상태인 게시글이 많아 선별적으로 일부만 공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김씨가 직접 블로그를 조작했을 가능성은 없다. 측근이 그의 지시에 따라 일부 공개로 바꿨거나 원래 블로그 운영을 대리하던 측근이 임의로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앞으로의 재판을 의식해 블로그를 갑자기 공개로 전환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된다. 온라인상의 흔적을 모두 감추는 김씨의 행동에 대해 ‘증거인멸’이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이런 비판을 최소화해 재판 과정에서 유리한 판단을 받으려고 비공개를 해제했다는 것이다.

김씨의 여죄를 수사하는 경찰은 이미 수사에 필요한 증거를 발췌·확보한 상태여서 김씨가 현재 블로그 등을 공개·비공개로 전환하는 것은 수사에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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