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탕규탕’의 말고기 요리.
‘가모가와’의 스키야키 요리.
‘고쿠테이’의 라멘과 교자.
일본 구마모토의 맛집은 대부분 아케이드 상점가인 신시가이도리와 시모도리를 중심으로 밀집해 있어 여행객들이 어렵지 않게 식당을 찾아갈 수 있다.
구마모토의 별미인 말고기가 궁금하다면 ‘바탕규탕’으로 가면 된다. 말의 혀를 튀긴 요리는 기름기 없이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형태만 보면 닭모래집과 비슷하지만 그보다 훨씬 식감이 부드럽고 촉촉하다. 취향에 따라 말고기를 육회처럼 먹을 수 있는 요리도 있고 구이 형태로 바싹 익혀 맛보는 것도 가능하다.
어떤 요리를 주문하든 쟁반에 얹어주는 레몬은 말고기 특유의 향을 상큼하게 바로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고기만으로는 배가 안 찬다면 육회를 잘게 다져서 밥 위에 올린 다음 달걀을 풀어주는 덮밥을 시키면 된다. 식당 이름(馬タン牛タン)에서 알 수 있듯 소고기 역시 다양한 형태의 요리로 준비돼 있으니 말고기는 도저히 못 먹겠다고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라멘이 당긴다면 ‘고쿠테이’를 추천한다. 이 식당에서 가장 유명한 돈코쓰 라멘의 이름은 다마고이리 라멘. 면발은 탱탱하면서도 쫄깃쫄깃하고 국물은 다소 뻑뻑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진하게 우려낸 것이 특징이다. 날달걀과 2개와 함께 돼지고기도 넉넉히 얹어져 있다. 돈코쓰 라멘에 교자를 곁들여 먹으면 여행으로 지친 허기를 넉넉히 달랠 수 있다.
‘가모가와’는 일본식 전골 요리인 스키야키를 즐길 수 있는 식당이다. 정식을 주문하면 소고기와 두부·곤약·채소 등을 간장으로 간을 맞춘 육수에 절인 스키야키와 맑고 시원한 미소 된장국이 나온다. 소스처럼 찍어 먹는 날달걀은 스키야키 특유의 짠맛을 누그러뜨리고 고슬고슬하니 흰 쌀밥은 아껴서 조금씩만 입에 넣고 싶을 만큼 맛나다.
그밖에 바삭바삭한 튀김옷으로 입힌 두툼한 고기를 맛볼 수 있는 ‘가쓰레쓰테이’, 주인장이 한 점 한 점 정성 들여 만들어주는 스시를 먹을 수 있는 ‘보쿠노스시’도 가보면 결코 후회하지 않을 맛집이다. /글·사진(구마모토)=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