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은 안보 대 안보 교환협상의 시작점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초미의 관심사인 주한미군은 북미 간 적대적 관계가 해소된다면 동북아평화유지군 등으로 성격이 바뀔 가능성도 제기됐다. 비핵화와 평화체제가 급속히 풀릴 경우 지난 2016년 2월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올스톱 상태인 남북 경협에 대한 논의도 수개월 내 재개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18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서울경제신문·현대경제연구원 공동 주최로 열린 ‘한반도경제포럼’에서 비핵화 주제 발표를 한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번 대화 국면의 성공 여부는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의 교환, 다시 말해 안보 대 안보 교환을 위한 새로운 비핵화 프로세스를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렸다”며 “기존의 실패한 경로를 따라가지 않고 새로운 경로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현재 남북미가 서로 다른 비핵화 해법을 얘기하고 있다”며 “북한은 체제보장 후 핵을 폐기하는 출구론, 미국은 반대로 입구론을 말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고 교수는 “동전의 양면 같기는 하지만 포괄적 합의 후 일괄타결을 추진하고 단계적으로 이행하되 빠른 속도로 압축적으로 진행되는 새로운 비핵화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간 북한이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던 주한미군 주둔 문제는 북미 적대관계가 해소되면 북한이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남북 경협 재개 문제도 토론 주제로 올랐다. 당장 정상회담 의제는 되지 않겠지만 비핵화 논의 속도에 따라 후속 과제로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양문수 북한대학원 교수는 “지난 10년 동안 북한의 경제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며 “과거 경협 실패가 정경분리 원칙 붕괴 때문이었던 만큼 민간 차원과 정부 차원의 경헙을 분리하는 방식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