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개인별장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던 중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이 한국전쟁 종전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거론한 데 이어 조만간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를 언급하겠다”고 밝히며 아베 총리의 요청에 화답했다. /팜비치=A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지명자가 미 최고위급 관계자로는 18년 만에 처음으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면서 북미회담에 긍정적 기류가 형성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본 언론은 미 대선이 있는 해인 오는 2020년 여름까지 북한을 비핵화하는 안이 한국·미국·일본 사이에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일본인 납치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매파’로 평가되는 폼페이오 지명자는 지난 부활절 주말(3월31일~4월1일) 트럼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만났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과 ‘불량국가’ 지도자 간 극히 이례적 만남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프로그램에 관한 직접 대화를 위한 기초 쌓기 노력의 일환이었다고 풀이했다. 미 최고위급 인사의 방북은 지난 2000년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이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후 처음이다. 이후 사상 첫 북미회담이 추진됐지만 곧이어 열린 미 대선에서 조지 W 부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없던 일이 됐다.
18일 일본 교도통신은 복수의 미일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2020년 여름까지 북한을 완전히 비핵화시키는 안이 한미일 사이에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0년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선거(11월)가 있는 해다. 재선을 앞두고 구체적 성과를 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에도 맞고 1년이라는 급격한 시간 안에 비핵화를 달성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북한에도 양보를 구할 수 있는 안으로 평가된다. 다만 교도통신은 북한이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여전히 추구하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가 이를 동의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미 플로리다의 개인 별장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납치 문제를 (북미 정상회담에서) 거론할 생각”이라며 “일본에 중요한 사안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