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이 최근 1년간 15조원 증가해 50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특히 증가액 중 3분의 1 정도가 올해 1분기에 몰렸는데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가계부채 안정화를 위해 주택 구매에만 집중된 대출규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훈규기자입니다.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최근 가계의 전세자금 대출 급증세에 주목했습니다.
한국은행이 공개한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는 “정부규제가 개별 주택담보대출에 집중되면서 전세대출 등 여타 대출의 증가세는 오히려 빠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일부 금통위원들은 “현재의 규제 강도가 가계부채 안정화를 유도하기에 적정한 수준인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달 기준 전세대출 누적규모는 약 50조8,000억원으로 1년 새 15조원 가까이 불었습니다. 지난해 3월 36조원과 비교하면 41% 늘어난 겁니다.
특히 올해 들어 증가속도가 빨라졌습니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 1년간 3조4,000억원이 불었는데 올해 1분기에만 1조5,000억원 늘었습니다.
이밖에 다른 은행도 지난 한해 증가액 중 3분의 1 가까이가 올해 1분기에 몰렸습니다.
이 같은 급증세의 가장 큰 이유는 전세대출이 정부 대출 규제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벗어나 있다는 점입니다.
정부 대출규제의 핵심인 총체적상환능력비율, DSR은 신규 주택대출 때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등 대출자가 갚고 있는 기존 모든 빚의 원리금을 합해 상환능력을 따집니다.
하지만 전세대출은 현실적으로 대출자가 소득으로 원금을 갚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매달 실제로 내고 있는 이자만 반영하도록 했습니다.
상대적으로 DSR로 제한되는 부담이 적은 겁니다.
최근 전세가격은 오랜만에 내려 전세를 선택하려는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전세가격은 전월대비 -0.01% 내려 무려 9년 만에 하락 전환했습니다.
특히 경기와 인천 지역의 경우 전세가격이 전월대비 -0.04% 내렸습니다.
/정훈규기자 cargo29@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