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방송되는 KBS1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난소 노화를 멈춰라’ 편이 전파를 탄다.
여성의 몸에서 생체 리듬의 축이 되는 중요한 생식 기관, 난소! 매달 하나씩 난자를 배출해 임신을 가능하게 하고, 주요한 호르몬을 분비해 신체 대사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난소만의 수명을 결정하는 ‘난소 나이’가 있다? 노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지만 이 외에도 난소 기능에 치명적인 요인들을 짚어본다! 만 35세가 되면 급격히 떨어지는 난소 기능. 평균 결혼 연령과 초산 연령이 점차 높아지는 요즘, 난소의 노화를 멈추고 가임력을 보존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난소 기능과 가임력 보존의 대안으로 새롭게 대두되는 ‘난자동결보존법’의 A to Z를 알아본다.
▲ 난소의 시간은 다르게 간다? 난소 건강을 잡아라!
네 번째 유산이었다. 직장생활을 하다 사랑하는 남편을 만나 살다보니 어언 결혼 10년차. 예사로운 여성의 삶을 살아온 김유미(35·가명)씨는 임신을 간절히 바랐지만 아기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수차례 아픔을 겪고 아기를 포기할까 고민했지만 그때마다 김유미씨의 마음을 붙잡은 건 8주간 세상에 머물렀던 아기가 남긴 심장소리였다. 하루 30분 이상 걷기, 단백질 위주의 식단, 각종 영양제 복용 등 임신을 위해 좋다고 알려진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산이 반복된 이유는 건강하지 못한 난소에서 생성된 난자의 낮은 질 때문이라고 믿는 유미씨. 제작진은 유미씨를 비롯해 난소와 자궁 건강에 이상을 호소하는 여성 10명의 난소 기능을 검사하는 ‘난소 나이 검사(AMH 검사)’를 실시했다.
생명을 만들어내는 ‘난자’가 만들어지고 보관되는 곳, 난소.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테스토스테론과 같은 성호르몬을 분비해 여성의 건강에 중요한 중심축인 생식기관이다. 나이가 들면 몸의 장기들은 삐걱거리는 건 피할 수 없는 순리. 하지만 난소의 시간은 다르다. 난소 기능의 척도가 되는 AMH 수치는 낮을수록 난소가 노화한 것으로, 기능 저하 속도는 개인의 생활 습관, 식습관, 흡연, 호르몬 등 다양한 요인으로 개인마다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난소 기능은 배란장애, 생리 일수 변화 등을 통해 짐작하기도 하지만 뚜렷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관리에 소홀하기 쉽다. 그러나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저하된 난소 기능으로 인한 향후 다른 병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 실제 연령과 다르게 나타나는 난소 나이. 난소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해본다.
▲ 얼리고 멈추고 보관하라! ‘난자 동결 보존법’
만혼이 늘고 평균 결혼 연령이 30대에 들어선 요즘, 난소의 노화를 멈추고 가임력을 보존하는 방법은 없을까? 최근 국내외에선 연예인들의 난자·정자를 미리 얼려두는 일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난자 냉동’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난자 냉동은 본래 시험관아기 시술을 시도하려는 난임 부부, 항암 치료를 앞두고 있는 암 환자, 자궁 수술을 앞둔 환자의 가임 능력을 보존하기 위해 개발됐다.
제작진이 만난 소은정(29·가명)씨는 혈액암 판정으로 항암치료가 불가피했다. 암 환자의 경우, 항암치료에 쓰이는 항암제가 암 세포만 공격하는 게 아니라 생식세포인 난자마저 공격하여 난소도 심각하게 파괴된다. 이로 인해 치료 후 원치 않은 불임을 겪게 된다. 어릴 적 엄마와의 행복했던 추억을 훗날 자신의 2세와 함께 이어가고 싶었다는 은정씨. 암이 치료된다한들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생각에 급격한 우울증마저 겪던 중 난자 냉동에 대해 알게 됐다. 총 25개의 난자를 채취해 동결해 놓은 은정씨는 아기를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희망이 그녀를 살게 한다고 말한다.
6년 전 자궁내막증으로 수술을 받아야 했던 윤수현(38·가명)씨 역시 수술 전 난자를 동결 보존했다. 수술로 인해 저하될 난소 기능을 보존하기 위해서이다. 결혼 계획을 세우진 않았지만 미래를 위한 보험을 든다는 생각으로 총 18개의 난자를 동결했고, 6번의 임신 시도가 가능한 상태이다. 가임력 보존의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는 난자 동결법에 대해 알아본다.
▲ 다시 희망을 품은 사람들, 동결 보존법의 현 주소와 미래는?
동결 난자는 임신을 시도할 날까지 영하 197도의 질소탱크 안에서 냉동 보관하게 된다. 해동 후에도 배아 수정율과 발달률, 성장률에서 신선 난자와 동일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자 동결을 위해서는 2주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난소 자극이 15일 넘게 걸리기 때문에 암 치료가 위급한 환자들은 난자 동결 방법을 택할 수 없다. 이런 경우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바로 난소의 일부 혹은 전체를 떼어내서 냉동시키는 ‘난소 동결’이다. 그렇다면 해동 난자 혹은 난소로 실제 임신은 가능한 걸까?
제작진은 세계적으로 난소 이식과 냉동 시술 기술이 앞서는 덴마크를 방문했다. 14년 전 뼈에 암이 생기는 유잉육종 판정을 받은 베르골트(41세)씨는 항암치료를 받기 전 난소의 3분의 1을 절제해 동결보존 시켰다. 암치료 후 난소 기능을 상실해 조기폐경까지 겪은 베르골트씨. 난소 이식 수술 후 3개월 내에 생리가 돌아왔고, 가임력을 회복한 베르골트씨는 단 한 번의 체외수정 시도로 임신에 성공했다. 여전히 기적 같은 일이었다고 회상하는 베르골트씨에게 축복은 이어졌다. 둘째와 셋째 아이는 자연 임신으로 성공한 것. 아이들은 건강하고 밝게 자라고 있다.
국내에서도 관련 기술로 미래를 그리는 이들을 만나봤다. 유방암 1기 판정으로 급하게 수술을 받아야 했던 이정아(35·가명)씨. 화학요법을 진행하기 전 주어진 2주의 시간 동안 남편의 정자와 수정한 배아를 냉동 보관했다. 암 치료 후 단 한 번 만에 착상에 성공했고, 아이는 정아씨의 품 속에서 무사히 자라고 있다. 가임력 보존의 또 하나의 희망이 되고 있는 동결보존법의 현 주소와 미래를 짚어본다.
[사진=K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