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미 언론들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다음달 29일 전체 17만5,000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인종차별예방교육’을 시행하기 위해 반나절 동안 미국 전역의 직영매장 8,000여곳을 일시 휴점하기로 했다. 지난주 필라델피아의 한 매장에서 흑인 남성 두 명이 매장 매니저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된 뒤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자 내린 고육책이다. 스타벅스가 반나절 문을 닫을 경우 예상 손실액은 2,000만달러(약 210억원)에 달한다는 추산이 나온다. 스타벅스는 또 에릭 홀더 전 검찰총장을 포함해 시민권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인종차별 예방을 위한 가이드라인도 마련하고 다른 회사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할 계획이다.
케빈 존슨 최고경영자(CEO)는 본사가 위치한 북서부 시애틀에서 필라델피아로 날아와 경찰에 연행되는 봉변을 당한 흑인 고객 둘에게 직접 사과했으며 ABC방송에 출연해 “부끄러운 일”이라고 거듭 사죄하 재발방지책 마련을 약속했다.
하지만 사태 수습을 위한 온갖 시도에도 인종차별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기세다. 필라델피아 매장 앞에서는 종파를 초월한 종교지도자들이 연일 인종차별 반대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온라인상에서는 스타벅스 불매운동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이번 일은 지난 12일 필라델피아 매장에서 음료를 주문하지 않은 채 화장실을 이용하려던 흑인 고객 두 명이 직원의 신고로 경찰에 연행된 것이 발단이 됐지만 사실 스타벅스의 인종차별 논란은 한두 번이 아니다. 이번 사건 이후 공개된 1월 캘리포니아 매장의 동영상에는 음료 주문을 하지 않은 흑인 남성이 화장실 사용을 거부당한 반면 똑같이 주문하지 않은 백인 남성은 직원의 안내로 화장실에 가는 장면이 담겨 공분을 자아냈다. 2015년에는 인종차별을 완화하기 위한 ‘레이스투게더’라는 캠페인을 벌이다 오히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2014년 1월에도 애틀랜타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직원이 한국인 손님에게 ‘찢어진 눈’을 그린 컵에 담긴 음료를 제공해 동양인 비하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