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리보금리 상승으로 이자 수익이 늘어나는 뱅크론 상품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뱅크론은 제로에 가까운 듀레이션 특성으로 인해 채권 자산군 중에서 매우 매력적인 투자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최근 들어 지난 1·4분기 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뱅크론 펀드에 30억 달러가 신규 유입되는 등 신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뱅크론 상품의 인기를 증명합니다.”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면서 시장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정보기술(IT) 업종을 대표하는 팡(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기업들의 부진으로 미 증시에 대한 상승 기대감도 꺾인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식시장보다는 채권시장, 특히 미국 회사채에 투자하는 뱅크론 펀드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뱅크론은 투자등급(S&P기준, BBB-) 미만 기업들의 필요자금을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대출한 것을 유동화시켜 발행한 선순위 담보 대출채권으로 부채가 증가하는 특성 탓에 ‘레버리지론’으로도 불리는 투자상품이다.
먼저 글로벌 금리 인상 흐름이 뱅크론 투자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 뱅크론 상품의 투자 수익률은 국제 금융 시장의 기준금리인 리보금리와 연동되는 데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면서 리보금리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의 뱅크론 투자를 책임지고 있는 존 워딩 PPM 아메리카자산운용 매니저는 “뱅크론은 이자율이 리보금리와 연동되고, 거의 제로에 가까운 듀레이션(금리 변동에 대한 채권가격의 민감도) 특성으로 인해 금리가 상승하는 환경에서 투자 매력도가 높은 자산”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러한 흐름에서 뱅크론 투자에 대한 수요도 미국을 중심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워딩 매니저는 “S&P 글로벌 분기 자료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금리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뱅크론 펀드에 30억 달러가 유입되면서 뱅크론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며 “뱅크론 펀드로 유입되는 자금과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발행 증가는 뱅크론 가격에 추가적인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국면에서도 뱅크론이 다른 상품보다 수익률 개선 속도가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워딩 매니저는 “일부 시장 참가자들이 올해 4번의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 예상하지만 우리 운용팀은 2018년 총 3번의 금리인상을 예상한다”며 “또한 내년 이후에도 현재와 비슷한 금리인상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연준 금리 인상의 속도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는 견조한 미국의 경제 성장세 때문이다. 워딩 매니저는 “최근 발표된 미국의 여러 경제 지표들은 향후 미국의 고용시장이 매우 안정적이며 적정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될 것을 말해준다”며 “이는 뱅크론 투자의 수익률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달러 약세 정책으로 미국 회사채 시장 투자가 우려된다는 의견에 관해서는 중장기 관점으로 보아야 한다고 워딩 매니저는 지적했다. 그는 “최근 원·달러 환율 수준을 고려한다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달러 자산으로 투자하는 것이 고려해볼 만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는 만큼 미국 정부의 달러 약세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시장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달러 강세로 시장 상황이 바뀌면 뱅크론 상품의 매력도 높아질 수 있다. 워딩 매니저는 “미국 뱅크론 펀드에는 달러 기준가 펀드가 많은데 이 상품에 투자할 경우 금리 인상기에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면서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익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며 “환 노출형 펀드와 달리 달러 기준가 펀드는 달러로 가입하고 달러로 환매되므로 환차익에 대해서는 별도로 과세가 되지 않으므로 절세에도 효과적인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투자와 관련한 투자자들의 가장 큰 우려인 ‘트럼프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하반기 치러질 선거와 함께 큰 불안요인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워딩 매니저는 “현 미국 정부의 특정 정책 시행과 향후 치러질 선거로 인해 단기간 동안 시장의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질 수는 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이러한 요인들이 장기적으로 전체 경제성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국내총생산(GDP) 등 거시경제 요인을 신경쓸 수밖에 없는데 이는 뱅크론 투자에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워딩 매니저는 “미국 채권 및 뱅크론 시장 전반에 주로 영향을 미치는 거시경제 요인은 GDP 성장률과 경제여건인데 트럼프 정부가 단기적 시장 불확실성은 높여도 이 사항에 관해서는 영향을 주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뱅크론 투자 과정에서 발행사를 선택할 때는 상환능력과 신용 건전성을 살피고 유동성 확보에 주력한다는 설명도 나왔다. 워딩 매니저는 “개별 발행사의 상환능력과 신용 건전성은 뱅크론 투자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신용 건전성 분석 과정에서 부채수준과 신용등급, 업황, 수익률, 대출조건 등을 면밀히 살핀다”고 설명했다. 분산 투자와 함께 유동성 확보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뱅크론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다양한 종목에 폭넓게 분산하는 전략이 전반적인 손실을 줄이고 펀드 환매에 대응하기 위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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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워딩 PPM 아메리카자산운용 매니저는 엘름허스트 컬리지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시카고 드폴 대학교에서 MBA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코포레이트 파이낸스 그룹의 일본 다이이치간교은행에서 금융 애널리스트로서 투자회사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하우스홀드 커머셜 파이낸셜 서비스에서 뱅크론과 하이일드 채권 및 주식 운용을 담당했고 현재는 이스트스프리자산운용 등의 뱅크론 투자 상품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