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셋+ 핫IPO] 정유 호황 타고 세번째 도전…최대어로 거듭난 SK루브리컨츠

윤활기유 고급 제품 수요 폭증에
최근 3년 매출·영업익 수직상승
올 흑자 4,000억 이상 달성 전망
모회사 SK이노 투자도 늘어날 듯
25일께 기관 수요 예측 끝낸 후
내달 3~4일 일반 공모 등 계획

SK루브리컨츠가 스페인 렙솔(Repsol)과 함께 설립한 스페인 카르타헤나 윤활기유 공장. /서울경제DB

올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인 SK루브리컨츠가 본격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공모 규모만 최대 1조 5,000억원, 시가 총액 5조원 전후로 평가되면서 증권업계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상장으로 SK루브리컨츠뿐 아니라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096770) 역시 신규 자금을 확보해 미래 경쟁력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다음 달 중순 코스피 시장 상장을 목표로 관련 작업을 착착 진행 중이다.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고 이달 3일에는 금감원에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달 중순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기업 설명회를 하고 25~26일에는 기관 수요 예측을, 5월 3일과 4일에는 일반 공모 등을 계획하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자회사다. 2009년 10월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물적 분할해 설립됐다. 대표 제품으로는 자동차 윤활유 SK지크(ZIC)와 윤활 기유(base oil) 유베이스(YUBASE)가 있다. 특히 고급 윤활 기유(그룹Ⅲ)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39.3%로 세계 1위다.

SK루브리컨츠는 SK그룹의 글로벌 경영 핵심전략인 ‘글로벌 파트너링’을 처음 도입해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2000년대 중반부터 인도네시아 국영 정유사 페르타미나, 일본 JXTG, 스페인 렙솔(Repsol) 등 글로벌 메이저사들과 윤활기유 생산공장 합작을 통해 연 350만톤의 윤활기유 생산기지를 확보하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2012년과 2015년에도 상장을 추진했었다. 하지만 주관사 선정 및 업황 부진 등의 이유로 무산됐고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다. 증권가와 업계는 윤활유사업이 본격적인 호황기에 접어든 만큼 무난하게 상장에 성공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3년간 매출은 2015년 2조9,590억원, 2016년 2조8,677억원, 2017년 3조4,49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5년 2,818억원, 2016년 4,667억원, 2017년 5,049억원 등으로 매년 증가했다. 최근 3년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13.5%였다. SK루브리컨츠는 올해도 4,000억원 이상의 흑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윤활기유 중에서도 기술진입장벽이 높고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고급 제품에서 지배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사업구조와 성장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 공동 주간은 미래에셋대우·씨티그룹마켓글로벌증권·크레디트스위스(CS)증권 등이 맡았다. 인수단으로 SK증권과 IBK투자증권이 참여했다. 공모 주식 수는 구주 매출과 신주 발행을 8대2로 병행한 보통주 1,276만5,957주, 공모 희망가는 주당 10만1,000~12만2,000원이다.

SK루브리컨츠는 이번 상장을 통해 유입되는 자금을 신사업 진출 등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쓰일 예정이다.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신규 공장 건립, 기존 타사 공장을 매입하는 방안 등을 다 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루브리컨츠가 상장하면서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지분은 70%로 줄어든다. 대신 구주매출을 통해 1조2,000억원이 넘는 신규 자금을 수혈한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자금 사용처에 관심이 쏠린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2조9,000억원대의 영업익을 기록했다. 여기에 SK루브리컨츠 공모 자금까지 확보하면 지난해(3조원)를 뛰어넘는 공격적인 투자가 진행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0월 자회사 SK종합화학을 통해 미국 석유화학 기업 다우케미칼의 에틸렌아크릴산(EAA)·폴리염화비닐리덴(PVDC) 사업부를 인수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지난 정기주총에서 “오토모티브 관련 인수합병(M&A)의 대상 기업을 두고 협의를 해가는 과정”이라며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SK루브리컨츠 관계자는 “IPO를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이 전망되는 고급 윤활기유 시장에서도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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