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당내경선용 당원 모바일 투표 준비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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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기자<사회부>

최근 발생한 대형 정치적 사건으로 정치권 공방이 더욱 치열해지는 것은 6.13 지방선거에서 여론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주도하려는 계산도 있을 것이다. 특히,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이런 상대 실책을 반등 계기로 삼으려 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지지율 하락으로 많은 지역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구하지 못해 인물난을 겪고 있지만 텃밭이라는 인식이 강한 경북 지역만큼은 공천경쟁이 치열해 아직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곳이 많고 따라서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안마당이라는 경북지역에서 한심한 일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애초부터 경선방식을 여론조사와 책임당원 투표로 결정한다고 공언해왔다. 그러함에도 대부분 이번 주말을 기해 실시하기로 한 김천시와 상주시, 구미시 등을 대상으로 하는 경선에서 여론조사는 기존대로 진행하지만, 당원투표는 준비가 안 돼 모바일 직접투표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모바일투표를 하려면 안심 번호 등을 받아야 하는 등 준비에 최소 10일 이상이 걸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부터 준비해서 당원이 직접 참여하는 모바일투표를 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해 하는 수 없이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여론조사회사 측에서 모든 당원에게 ARS(자동음답기)로 지지후보를 물어보는 방식을 취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여론조사와 무슨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없다. 단지 일반 여론조사는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하지만 이것은 책임당원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는 차이뿐이다.

한마디로 후보와 시민과 당원 모두를 우롱하는 처사다.

당원 모바일투표를 한다는 방침이 정해진 것이 오래전 일인데 자유한국당 경북도당과 당협위원회는 그동안 뭘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이유를 알아보려고 해도 경북도당은 전화연결조차 되지 않는다. 전화연결조차 어렵다, 몇 번 전화해서 가까스로 누군가 응답해도 관계자와 연결이 안 된다.

자유한국당는 그동안 그렇게 많은 상처를 입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지지율이 바닥에서 헤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경북도당은 자신들이 해야 할 선거준비는 하지 않고 약자인 후보들을 대상으로 힘자랑이나 해 왔다면 해체되거나 대폭 정비돼야 할 것이다. 안방이라는 안이한 인식으로 군림하려는 이런 오만을 시민들이 이번 기회에 버리도록 해야 한다, /이현종기자 ldhjj1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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