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 레니(사진) 언스트앤드영(EY)글로벌 발전시장 리더는 19일 “지난 2년간 전 세계에서 7억4,600만달러(약 7,900억원)가 신재생에너지 신기술에 투자됐다”면서 “투자자들이 태양광 등을 활용한 분산발전 등 미래의 새로운 전력 시스템을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배터리·소프트웨어 기업의 투자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20일 서울에서 열리는 글로벌 발전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그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중앙집중발전에 비해 최근 각국이 도입 중인 분산발전은 전력량 사용을 나누고 디지털플랫폼을 활용해 개인과 기업 등 고객 수요를 맞추고 있다”면서 “에너지 소매 산업에도 5년 안에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기업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분산발전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활용도를 높이고 전력량이 몰리는 것을 막아 비용을 절감한다. 과거 화력발전소 등 대규모 발전소가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대규모 송배전 설비를 통해 각 지역에 보내는 방식에서 한층 효율적으로 발전된 발전 방식이다.

그러나 분산발전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개인이나 기업이 소유, 전기를 생산하면서 생산 전력량이 일정하지 않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에너지저장장치와 가상발전소를 통해 축적한 뒤 사용한다. 대규모 송배전 설비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비용이 낮아져 경제적이다. 디지털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공급자 위주에서 수요자의 사용패턴 등을 빅데이터화해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서비스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게 레니 리더의 설명이다.


레니 리더가 주목하는 시장은 호주의 태양에너지 발전이다. 과거 석탄 연료를 사용한 화력발전으로 전력 생산비용이 비싸고 환경오염 우려가 컸던 호주는 오는 2030년까지 전체 전력생산의 30%를 신재생 에너지에서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조량이 풍부한 장점에 호주 정부는 2005년부터 정부가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가정마다 지원금을 줬다. 레니 리더는 “호주에서는 발전 스타트업 기업이 전력을 생산해 에너지회사에 공급하고 이들이 다시 기업이나 개인 등 고객에 판매한다”면서 “특히 소비자는 전력 사용량에 따라 실시간으로 책정되는 요금을 내면서 전력 낭비를 줄이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전력을 효과적으로 소비하는 디지털플랫폼 기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레니 리더는 에너지 투자시장으로 분산전력을 추천한다. 그는 “중국의 시틱그룹은 영국의 브이파워와 손잡고 조인트벤처를 만들어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의 블랙록자산운용도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는 펀드를 조성했다”면서 “초기 단계지만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도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의 투자 규모는 지난 2년간 투자 규모의 배 이상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미국 투자의 대안으로 고민하는 유럽에 대해 그는 “유럽 발전산업은 수요하락 등으로 예상보다 가격 하락이 심대한데도 일부 지역에서 과대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다만 유럽 발전 인프라의 보수와 증설 수요는 여전한 만큼 옥석을 가려 투자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