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한국당 의원은 19일 사업장의 근무시간 조절 재량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란 성수기나 신산업 추진 등 일정 기간 내 근로시간 한도 안에서 주 또는 일별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제도다.
개정안에 따르면 취업규칙으로 정할 수 있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이 현행 2주에서 1개월로 연장된다. 지금은 2주에 걸쳐 80시간 내(주당 12시간 연장근로는 제외) 근로시간을 운용할 수 있다. 한 주간 48시간(특정주 48시간 초과근무 금지 규정)을 일했다면 다음 주에는 32시간을 넘겨 일할 수 없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1개월 동안 160시간 내에서 근로시간을 자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이 경우 3주 연속으로 주당 최대 48시간 근무가 가능하다. 단체협상 등 노사 간 서면합의로 정할 수 있는 단위기간도 현행 3개월에서 1년으로 늘어난다. 3개월 기준으로 운용할 수 있던 근무시간이 627시간(주당 12시간 연장근로 제외)에서 1년 2,080시간으로 확대된다.
추 의원이 개정안을 발의한 것은 산업계가 근로시간 단축으로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할 것을 우려해 대책 마련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신제품 개발 등으로 6개월~1년 이상 장시간을 집중 투자해야 하는 정보기술(IT), 벤처기업, 계절 요인으로 수요변동이 큰 제조업 등은 기업경영에 상당한 애로가 생길 것으로 우려했다. 상품기획부터 양산까지 최대 6개월 이상이 걸리는 전자제품 및 제약회사의 경우 근로시간 단축으로 쓸 수 있는 탄력적 근로시간 단위기간이 3개월에 불과해 신제품 개발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기업의 생산성이 떨어지면 매출·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져 근로자 임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산업계의 관측이다.
탄력적 근로시간 단위기간이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턱없이 짧다. 미국과 일본·프랑스 등은 취업규칙과 서면합의 모두 탄력적 근로시간을 최대 1년까지 이용할 수 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