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심의위, '섹션TV'-'아이돌학교'에 '권고'…"재발방지 조건"

/사진=블로썸엔터테인먼트, UAA

여론형성력과 파급력이 큰 보도프로그램에서 개인정보를 노출하거나, 알권리를 앞세워 사생활의 자유와 비밀을 침해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9일 열린 방송 방송심의소위원회는 지난해 8월, 보건복지부의 기초연금법 입법예고소식을 전하면서 컴퓨터 화면을 통해 특정인의 이름과 주민등록 번호를 고스란히 노출한 KBS1 ‘KBS 뉴스 5’와 지난해 6월, 연예인의 열애설을 보도하면서 당사자의 동의 없이 해당 연예인의 비공개 SNS 사진을 노출하여 논란이 됐던 MBC ‘섹션TV 연예통신’에 대해 각각 행정지도인 ‘권고’를 의결했다.

방송심의소위원회는 ‘KBS 뉴스 5’과 관련해 “개인정보 유출은 범죄악용 등 피해가 클 수 있다는 점에서 엄격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다만 고의성이 없고, 노출시간이 비교적 짧다는 점을 감안해 행정지도를 결정하되, 심의규정 위반을 되풀이할 경우에는 보다 엄격히 제재할 것“이라 덧붙였다.

또 ‘섹션TV 연예통신’에 대해서는 “연예계 소식 역시 대중의 관심사라는 측면에서 알권리에 해당함은 분명하나, 이 역시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수준이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재발방지를 조건으로 행정지도를 결정하되, 향후 심의규정이나 취재윤리에 반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주의해 줄 것”을 부탁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성폭력, 살인 등의 범죄장면을 지나치게 구체적·선정적으로 묘사하고, 이를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재방송한 MBN 재연프로그램 ‘기막힌 이야기 실제상황’에 대해 행정지도인 ‘권고’ 및 ‘등급조정 요구’를, 방송 당시 만 14세였던 출연자가 자정 이후의 생방송에도 계속하여 등장하여 관련법령(「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제22조)을 위반한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돌 학교’에 대해서도 행정지도인 ‘권고’를 결정했다.

방송심의소위원회는 이와는 별도로 특정인의 사생활을 본인이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촬영하여 당사자의 동의 없이 방송한 MBC ‘리얼스토리 눈’과 재건축 아파트 투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투자 수익(시세차익)에 대해 시청자를 오도할 수 있는 내용을 방송한 Rtomato ‘부동산 엑스레이‘에 대해서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위반의 정도가 중대하여 법정제재가 필요하다고 보고 추후 전체회의에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권고’ 또는 ‘의견제시’는 방송심의 관련 규정 위반의 정도가 경미한 경우 내려지는 ‘행정지도’로서, 심의위원 5인으로 구성되는 소위원회가 최종 의결하며, 해당 방송사에게 어떠한 법적 불이익이 주어지지 않는다.

반면 방송심의 관련 규정 위반의 정도가 중대한 경우 내려지는 ‘과징금’ 또는 ‘법정제재’는 소위원회의 건의에 따라 심의위원 전원(9인)으로 구성되는 전체회의에서 최종 의결되며, 지상파, 보도·종편·홈쇼핑PP 등이 과징금 또는 법정제재를 받는 경우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매년 수행하는 방송평가에서 감점을 받게 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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