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인터뷰②] ‘1박2일’ 유일용 PD “故김주혁 모자, 촬영마다 가지고 다녀”

KBS 2TV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의 유일용 PD에게 2018년은 ‘도약의 해’다. 지난해 KBS 총파업의 그늘 아래 무산되고 만 ‘1박2일’ 10주년 특집 기획을 올해로 대신하면서 시청률 회복도 꾀해야하기 때문이다.

유일용 PD /사진=KBS

유일용 PD는 지난해 하반기 칼바람 불던 파업 시기를 떠올리며 “힘들었다. 오히려 멤버들이 심심해했다. 멤버들은 실제 친구들보다 자주 보던 사이였다. 그러다 몇 달 동안 못 보니까 좀이 쑤셔하더라”며 “차태현, 정준영 씨가 주도를 해서 녹화가 아니더라도 우리들끼리 따로 봤다. 그 정도로 멤버들이 ‘1박2일’에 애정도 있고 책임이 있다. 자기 프로란 생각이 있어서 고맙다”고 털어놨다.

‘1박2일’ 10주년 자축을 겸해야 할 올해 계획으로 그는 “파업이 겹쳐서 준비한 것들을 아직 못했다. 올 11월에 시즌3가 5주년을 맞는다”고 그에 맞는 특집을 귀띔하며 “신기하게 이번 시즌이 시즌1보다 오래하고 있다. 지금까진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다시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총파업 시기, 지난해 10월 말에는 과거 멤버였던 배우 김주혁의 갑작스런 비보가 전해져 무거운 마음이 배가됐다. 그의 황망한 죽음에 대중은 물론 ‘1박2일’ 제작진과 멤버들은 한동안 오열의 나날을 보냈다.


“다들 기사가 나와도 안 믿었다. 못 믿었다. 멤버들도 나도 병원으로 그냥 달려갔다. 주혁이 형과 우리 부모님의 고향이 같은 서산이어서 더 많이 친했고 인간적으로 정말 좋아했던 형이다. 예전 회상장면을 쓰기도 하니 시도 때도 없이 그립다. 가족들께서 주혁이 형의 유품을 나눠주셨는데 그 때 받은 형의 모자를 지금도 촬영 때마다 가지고 다닌다. 그런 식으로 형을 기억하고 있다.”

유일용 PD /사진=KBS

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저마다 제작진과 출연진간의 친분을 자랑하지만, ‘1박2일’은 유독 가족 같은 분위기가 진하게 전해진다. 지금의 유일용 PD 역시 멤버들 각각에 대한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김준호 씨는 큰형인데도 다 당해준다. 그렇게까지 당하기도 쉽지 않은데 신기하다. 의도치 않은 희생이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주는데 그래서 멤버들이 좋아한다. 차태현 씨는 저희도 많이 의존을 한다. ‘1박2일’의 정신적 지주이자 엄마다.”

“데프콘 씨는 우리가 ‘의욕과다’, ‘근심돼지’라고 하는데 그런 분이 한 분 정도 있어야 에피소드가 일어날 수 있다. 본인의 역할을 알고 몸소 실천해준다. 종민 씨는 반 제작진이다. 저희를 가장 잘 이해해준다. 동구(윤시윤) 씨는 드라마 하면서 힘들어 하다가도 ‘1박2일’을 하며 기분 전환하고 즐긴다. 어떤 힘든 미션을 줘도 밝게 이끌어내 준다. 긍정적인 친구다. 준영 씨는 늘 제작진을 골탕 먹이거나 멤버들을 골탕 먹이는 역할을 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니 리얼 버라이어티의 매력이 산다.”

김종민의 지난 2016년 KBS연예대상 대상 수상 당시에 대해 “인생극장이었다. 멤버들도 행복해했다. 제작진도 마찬가지고 본인보다도 멤버들이 더 좋아했다”고 말한 유일용 PD는 올해 김준호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다. “김준호 씨가 너무 이것저것 걸리니까 멤버들이 이 형의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했다. 그래서 이번에 ‘김준호 행운조작단’ 특집을 짰다. 단체 메신저방을 며칠 전부터 만들어 계획을 짜고 녹화했다. 이런 분위기가 연말까지 잘 이어지면 좋겠는데 멤버들도 큰 형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멤버들끼리는 진짜 형제 같다. 서로 놀리더라도 우애가 좋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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