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경영|애플의 디자인 마법은 끝났나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8년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애플의 마법 같은 디자인은 사라진 것일까? 독보적 상품 개발로 애플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그러나 애플 사용자 중 일부는 스티브 잡스 사후에도 과연 마법이 존재하는지 의구심을 품고 있다. 그러나 마법은 있다. 회의론자들의 말은 믿지 말라.


최신 아이맥 프로(iMac Pro), 판매가 4,999달러.


빅토리아 Victoria의 아이폰6 터치 아이디 *역주: 지문인식 잠금 해제 는 추운 겨울날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존 John은 공항 바닥에 무릎을 꿇거나 앉아 하루도 채 가지 않는 자신의 아이폰6s 배터리를 충전하는 일이 이젠 진절머리가 난다. 수개월 전, 헨리 Henry는 자신의 아이폰 자판 ‘I(아이)’를 치면 가끔씩 화면에 ‘A(에이)’가 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들보다 나이가 많은 낸시 Nancy는 ‘신규 설정’을 통해 아이패드를 업그레이드 할 때, 애플이 단 한번도 그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 점이 맘에 들지 않는다. 비교적 젊은 애덤 Adam도 아이폰에서 구글의 픽셀 2 XL로 기기를 교체했다. 디자인이 더 맘에 들고, 구글 앱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토니 Tony는 현재 스포티파이 Spotify와 판도라 Pandora를 구독하고 있다. 아이튠즈가 음악이 잘 구비된 ‘도서관’에서 애플 뮤직을 위한 무질서한 마케팅 수단으로 변질됐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집에 사는 다섯 사람은 18개 애플 단말기를 충전하고 연결하는 데 24개 케이블을 사용하고 있다. 그 중 6개는 해어져서 강력 접착 테이프로 붙여놨다. 얇은 고무로 감싼 애플 케이블은 찢어지기 전까진 매우 멋지다. 하지만 사용 빈도가 많은 경우에 맞게 디자인한 것 같지는 않다. 게다가 맞는 케이블 하나를 찾아 내려면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린다. 유에스비와 라이트닝 Lightening, 선더볼트 Thunderbolt, 유에스비-C 케이블이 여러 방면에서 호환성이 없기 때문이다. 필자가 다른 모델로 ‘업그레이드’ 할 때마다 구매한 작은 어댑터들은 이미 잃어버린 지 오래다. 아마 애니아 Anya의 콩알만한 아이팟 셔플과 아이폰6와 함께 나온 이어폰이 소파 쿠션 뒤 어느 곳에 숨어있을 것이다. 혹시 주변 친구와 가족이 필자와 비슷한 처지라면, 당신은 최근 애플 디자인에 대한 불만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사실 애플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 불만 사례를 열거하는 건 이미 세계적 오락거리가 됐다. 구글에서 ‘애플 디자인 최악(Apple design sucks)’을 검색하면, 우수한 디자인의 모범이라 평가 받던 애플의 디자인 실패에 대한 장황한 불만들이 끝없이 나온다: 애플 워치는 독창성이 결여됐고, 최근 출시된 키보드는 불편하고 튼튼하지도 못하다. 애플 펜슬은 분실하기 쉽고, 아이폰은 뒤쪽에 돌출된 카메라 렌즈를 출시하면서부터 결함이 나타났다. 설상가상으로 아이폰X는 M자 탈모를 연상시키는 ‘노치 디자인’으로 상태가 더 악화됐다. ‘훌륭한 애플 디자인은 신화 속 이야기’(애틀랜틱 The Atlantic), ‘애플의 무결점 디자인에 무슨 일이?’(더 버지 The Verge), ‘디자인에 매우 소질 없는 애플’(아웃라인 The Outline) 등 애플을 평가절하하는 기사 표제도 넘쳐나고 있다. 최근 이런 장문의 기사들이 온라인 논쟁에 불씨를 당겼다.

저명한 개발자 및 디자이너들도 혹평에 동조하고 있다. 텀블러 공동 창립자 마코 아먼트 Marco Arment는 애플의 디자인 대부분을 찬양한다. 그런 그 조차도 “스티브 잡스 사망 후 애플 디자인은 다소 균형을 잃었다. 너무 미적인 부분에 치우쳐 기능적 부분을 간과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애플 디자인 팀 출신(1993~1996년)이자, 현재 캘리포니아 대학 디자인 랩 Design Lab 대표를 맡고 있는 돈 노먼 Don Norman도 이에 가세했다. 그는 애플이 사용자 중심 디자인 원칙을 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시각적아름다움을 위해 손쉬운 직관적 사용법을 희생시켰다”고 지적했다.

물론 반대 의견도 있다. 여러 세련된 iOS 앱을 개발한 아일랜드 출신의 스티브 트로튼-스미스 Steve Troughton-Smith는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혔다. “과거 맥락을 살펴 보면, 현재 애플에 쏟아지는 비판은 (스티브 잡스의 서거)와 전혀 관련이 없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애플 사용자 입장에서도 전혀 새로운 양상이 아니다. 유에스비 케이블과 아이튠즈는 잡스가 애플을 이끌던 때도 마찬가지로 문제였다. 나도 여러 개의 낡은 파이어와이어 30핀 Firewire-to-30-pin 충전 케이블을 갖고 있어 그 점을 잘 알고 있다”.

애플 전문 대표 블로거 존 그루버 John Gruber도 “애플 디자인은 여전히 최고다. 최근 출시된 제품을 살펴보라. 지난해 에어팟과 올해 아이폰X는 애플의 진수를 선보인 제품이다. 둘 모두 ‘원래(스마트폰은) 그렇게 작동하는 것’이라는 거대 화두를 담고 있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물론 디자인은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 두 지식인이 아이폰X(X는 로마 숫자 ‘10’을 의미한다)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갖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스티브 잡스가 CEO였던 시절과 그 이후의 디자인을 비교하며 논쟁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당연하다. 하지만 주관적일 수 없는 간단한 사실이 하나 있다: 애플은 디자인 회사라는 것이다. 인공지능, 가상현실 및 기타 첨단 기술이 회사 미래를 좌우하지는 않는다. 오직 디자인에 애플의 미래가 달려있다.


애플 CEO 팀 쿡(오른쪽)과 최고 디자인 책임자 조니 아이브 Jony Ive가 작년 9월 신사옥 애플 파크에서 열린 행사에서 아이폰X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수 년간, 애플은 다른 기업보다 소비자에게 진짜 필요한 기술을 제대로 파악해왔다. 그 기술의 조합으로 놀랍도록 직관적인 제품을 만들어낸 덕분에 전 세계 수천만 소비자들을 애플에 매료시킬 수 있었다. 지금껏 그 어떤 IT기업도 전 세계 시장에서 이토록 지속적으로 장기간 성공을 경험한 적은 없다. 물론 그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없었던 건 아니다. 현재 사람들은 10억 개 이상의 애플 제품을 매일 사용하고 있다. 그 중 일부는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애플 디자인에 대한 불만은 최근 들어 더욱 커졌다. 이 같은 불평을 단순히 일축해선 안 된다. 만약 애플 디자인이 실제 곤경에 처한 거라면, 그건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 곤경에 처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애플 디자인은 항상 단순하고, 간결하며, 손쉬운 사용에 중점을 뒀다. 하지만 동시에 더욱 놀라운 특징을 추가하곤 했다. 최고의 애플 디자인(즉, 최고의 제품 디자인)은 통찰력 있는 선택을 통해 신기술을 언제, 무엇과, 어떻게 결합할지를 탐구한다. 비평가들은 “애플이 과거보다 이런 선택 능력이 떨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작년 11월 출시된 아이폰X를 예로 들어보자. 아이폰X 광고는 홈이나 버튼이 없는 화면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한다. 예컨대 TV광고에서는, 빨강과 보라의 멋진 소용돌이가 화면의 둥근 모서리를 감싼다. 필자는 작년 10월호 스미스소니언 Smithsonian 매거진 기사를 위해, 조니 아이브 Jony Ive를 인터뷰했다(애플은 이번 기사를 위한 아이브의 인터뷰는 거절했다). 당시 아이브는 아이폰X 화면이 주요 애플 디자인 원칙의 집약체라고 설명했다. 그는 “디자인 팀으로서 우리는 제품 자체가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 제품이 사물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그 동안 원하던 기술에 접근할 때,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못할 수준까지 도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분명 아이폰X의 우아한 대형 화면은 소비자들과 디지털 정보,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여러 서비스 사이의 장벽을 없앴다.

아이폰X가 이렇듯 단순한 화면을 갖게 된 이유는 애플이 홈 버튼을 없애기로 했기 때문이다. 홈 버튼은 모든 기존 아이폰 하단에 배치돼 있는 작고 오목한 원형의 장치다. 사용자가 누르면, 언제든 가장 중요한 앱을 열 수 있는 홈 화면으로 돌아가는 기능을 한다.

홈 버튼을 누르면, 홈 화면으로 돌아온다. 이것은 아주 간단한 원리이다. 당신이 디자인 랩 대표 돈 노먼에게 묻는다면, 그걸 버릴 이유가 없다고 할 것이다. 그는 “애플은 액정의 매우 간결한 디자인에 중점을 뒀다. 하지만 이 때문에 사용법이 더 어려워졌다”라며, “애플이 홈 버튼은 없애고, 더욱 이해 불가한 작동과정을 추가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필자의 아이폰X에서 홈 화면으로 가는 마술을 부리기 위해서는 화면을 아래에서 위로 쓸어 올려야 한다. 예전 아이폰7에서는 같은 동작을 했을 때 손전등, 타이머, 카메라 그리고 다른 기본 기능들이 있는 중앙통제 화면으로 연결됐다. 그러나 아이폰X에서 중앙통제 화면으로 가기 위해서는 화면 우측 상단에서 대각선 아래로 쓸어내려야 한다. 그리고 내가 몇 번 열었던 앱들을 확인하고 닫기 위해서는 화면의 위쪽 끝을 누른 채, 화면을 아래에서 위로 쓸어 올려야 한다. 실제로 사용해보면, 이런 모든 기능은 아주 자연스럽게 작동한다: 아이패드를 익히는 것보다는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 열 한 살짜리 딸 애니아는 “모든 휴대폰들이진작 이렇게 작동 했어야 해!”라고 말했다. 그러나 모두가 같은 마음은 아니다. 나는 장모에게 멀티-터치 동작을 추수감사절 내내 설명하려 했지만, 그녀는 “이제 그만해”라고 쏘아붙였다.

복잡함과 미적 간결함 간의 긴장감은 특히 여러 기존 애플 제품에서 쉽게 눈에 띈다. 데스크톱과 랩톱 컴퓨터가 대표적이다. 가장 강력한 컴퓨터를 기대하는 충성 고객들이 수년간 항의를 하자, 애플은 지난 2016년 신형 맥북 프로 랩톱을 출시했다. 이 신제품의 키보드 상단에는, 기존 F키를 대체하는 빛나는 디지털 터치스크린 띠가 탑재됐다. 당신이 스크린 위에서 무슨 작업을 하든, 이 띠는 관련된 기능을 실행하는 지름길이 된다. 이 기능은 손가락으로 조종 가능해 터치 바 Touch Bar로 불린다. 이 터치스크린 띠는 매우 훌륭해 보인다. 엔지니어링의 아름답도록 놀라운 업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추가 기능을 사용하는 게 복잡하다면, 진정한 기능 추가로 볼 수 없다. ‘애플의 모든 것(All things Apple)’을 지지하는 블로거 그루버 Gruber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터치바는 ‘디자인은 어떻게 보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작동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잡스의 원칙을 궁극적으로 파괴했다”. 일단 터치 바의 첫 작품은 아이패드의 터치 기술을 애플 랩톱에 적용하는 데 실패한 어설픈 시도로 보인다. 텀블러 공동창립자 마코 아먼트는 “애플이 아마 세련된 엔지니어링에 몰두했을지도 모른다”라며 “이런 기계들을 사용하는 많은 개발자들을 알고 있는데, 터치 바 기술을 찬양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못 봤다”고 덧붙였다.

수년간 협업해 온 베테랑들로 구성된 애플 디자인팀이 ‘멋진’ 공학에 ‘몰두’했을 것 같진 않다. 하지만 우리는 애플이 항상 완벽한 선택을 하기를 기대하고, 그렇지 않으면 실망한다. 그루버는 “나는 시리 Siri(보통 아마존의 알렉사 Alexa나 구글의 동명 제품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 받는 애플의 인공지능 비서)가 자신을 놀릴 때마다, 크게 화내는 친구를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당신이 시리에게 요리 시작 시간을 알려달라고 한 요청을 취소하면, 시리는 ‘취소할게요’라고 말하는 대신, 보통 ‘알겠어요. 취소 할게요. 그러나 계란이 너무 익었다고 날 탓하지는 마세요’라는 식으로 말한다. “이런 태도는 사람을 열 받게 만든다. 잘못된 화법이다. 그들은 시리를 인간화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완전히 실패했다. 특히, 시리가 당신 질문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할 때 그들이 정말 바보처럼 느껴진다.”

시리에 유머 감각을 탑재하기로 한 것은 홈 버튼을 아이폰X에서 없애기로 한 디자인 결정과 같은 것이다. 이것은 인터넷 연결 제품을 개발하는 모든 회사 디자이너들이 직면한 복잡하고 새로운 결정의 예시다. 요즘은 장난감, 식기세척기, 기차 엔진, 와인셀러, 열쇠고리도 인터넷과 연결된다. 그래서 애플이 시리를 제대로 작동시키지 못하면, 사람들은 애플의 미래를 걱정한다. IT 세계는 매우 복잡하게 성장하고 있다. 이 와중에 많은 사람들은 아마존의 에코 Echo가 우리 삶을 가장 단순하게 해줄 신제품으로 생각한다. 이것이 애플에게 결코 좋은 전망은 아니다.

많은 애플 비평가들에게, 이야기의 종착지는 바로 이 것이다. ‘시리는 대단하지 않으며, 터치 바는 엉망진창이며, 운영체제는 매우 복잡하며, 믿을만한 홈 버튼은 사라져 버렸다’ 등의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요점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애플은 완벽함과 거리가 멀다.

그러나 늘 애플 역사에는 현재 문제와 비슷한 우려와 외견상의 실패가 있었다. 심지어 잡스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2번째 재임기간 중에도 이런 문제는 발생했다. 그 사례들을 보자. 1998년: 아름답고 동그란 형상의 본디 블루 Bondi Blue라는 별칭의 아이맥 iMac은 실제로 일부 사용자만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비효율적인 마우스와 CD롬을 가진 부실한 컴퓨터라는 혹평을 들었다. 2000년: 파워 맥 G4 Power Mac G4 큐브는 너무 아름다워 뉴욕 현대미술관이 컬렉션으로 소장할 정도였다. 하지만 충성소비자들이 원하던 강력함과 기능은 없었다. 2001년: 첫 번째 아이팟이 출시됐지만, 황금기를 위해 제대로 준비를 했다고 볼 수 없었다. 스크롤 휠은 투박했고, 단 2.6%의 글로벌 점유율을 가진 맥 컴퓨터에서만 작동했다. 2005년: 마침내 애플이 휴대폰 시장에 뛰어 들었다! 복잡하게 설계된 음악 재생기 겸 휴대폰 로커 Rokr를 들고 나타났다. 이 제품은 모토로라와 공동 개발했다. 2007년: 몇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하고, 불완전한 인터넷 기능을 가진 첫 아이폰이 소개됐다. 2011년: 아이패드가 첫 선을 보였다. 당시 필자의 처남 마크 Mark는 “이 걸로 흥미로운 뭔가를 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네요”라고 지적했다(그는 그 이후 아이패드를 4대나 샀다).

사실 애플이 처음부터 완벽했던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해를 거듭하며, 회사는 긴 시간 동안 디자인 공정을 통해 ‘실수’를 성공으로 발전시켰다. 지난 2015년 애플 워치가 소개됐다. 기대는 컸다: 과연 잡스 죽음 이후 애플의 첫 대작이 될 수 있을 것인가? 뉴욕시 시각 예술 학교의 제품디자인 프로그램 수장 앨런 초치노브 Allan Chochinov는 “애플은 아이팟처럼 너무나 훌륭하고 잘 작동하는 제품을 선보여왔다. 그래서 우리는 일상에서 다른 제품의 디자인에 대해서도 질문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가령, ‘왜 내 온도계는 아이폰 같지 않나?’라는 의문이다. 이제는 아이폰만큼 대단한 시계가 나올 시기가 무르익었던 것이다.




그러나 많은 독자들이 기억하듯, 언론은 실망했다. 전혀 과장이 아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무질서하고, 복잡한 구조였으며, 직관성을 잃었다. 시계 그 자체로는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이 제품을 체육관에서 착용한 사람들은 핏빗 Fitbit 같은 다른 운동측정장치와 비교했을 때, 투박하다고 생각했다. 오직 아이폰이 근처에 있을 때만 알림 기능이 되고, 손목이 위로 향했을 때만 화면이 나타났다. 필자는 스워치 Swatch보다도 실용적이지 못하다고 느꼈다. 더군다나 300달러 이상 더 비쌌다.

최근 상황을 살펴보자. 시리즈3 Series 3이라 불리는 신제품 아이 워치는 아이폰과 독립적으로 작동한다. 내장된 셀룰러 기능을 통해, 이제는 아이폰과 떨어져 있어도 제 기능을 한다. 즉,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받아들이는 모든 데이터와 정보통신을 최신으로 업데이트 해준다. 아울러 간단한 인터페이스와 스마트 워치의 장점을 극대화한 기능들로 접근성을 높였다. 타이머, 운동 측정장치, 메모장, 이메일, 캘린더, 음악, 애플페이, 모바일티켓, 심지어 음성전화도 가능해졌다. 또한, 깊은 대화까지는 아니더라도 빠르게 응답하고 간단한 문자를 보내는데 효과적이다. 키보드를 대체할 무엇인가를 억지로 시계 안에 구겨 넣는 대신, 애플은 축약된 응답들을 제공한다(“고마워”, “자리 비움”, “가는 중”, “회의 중입니다. 이따 전화 줄래?” 등등이다). 좀 더 상세한 것을 쓰고 싶을 때는, 빠르게 두드리고 패드에 휘갈기면 된다. 시계와 관련된 어떤 것도 더 이상 복잡하지 않다. 즉, 디자인과 목적이 완벽하게 들어맞는다.

현재 애플 워치가 잘 팔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명 IT블로그 아심코 Asymco의 호레이스 데디우 Horace Dediu는 최근 글에서 ‘애플이 연간 1600만 대를 팔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애플 워치가 결국 아이팟의 최대 판매량을 넘어, 애플 제품 중 2번째로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어떻게 애플 워치가 이처럼 빨리 개선됐을까? 첫 제품과 세 번째 시리즈 사이 2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필자는 작년 11월 워싱턴 D.C의 허시혼 Hirshhorn 박물관에서 아이브와 인터뷰를 하면서 이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는 “일반적으로 우리는 남들보다 더 잘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고 답했다. “때때로 우리는 아직 준비가 부족한 기술들이 있다는 것을 매우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제품의 방향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당신이 대량으로 그 제품을 만들고, 다양한 사람들에게 사용해보게 하기 전까지는 진정으로 알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애플 워치의 경우, 많은 고객들의 혹평은 아이브와 그의 팀이 제품을 개선시켜 나가야 할 길을 더욱 명확하게 해줬다. 반면, 아이폰X는 획기적인 발명품의 집합체에 더 가까워 보인다. 성공한 기존 제품들을 토대로 신기술들을 통합한 것이다.

첫 번째 터치 바의 실패가 애플 디자인의 현 상태를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물론 맥북 프로 구매자들은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얼리 어답터’에 가깝다. 최신식이 언제나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점을 잘 아는 사람들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애플이 어떻게 수년 앞선 기술을 발전 시키느냐다.

창의적인 과정은 애플의 숨은 비법이다. ‘혁신과 발전을 동시에’라는 애플의 목적은 비단 애플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오랜 기간 극적인 기술 변화를 거치며 대규모로 달성해왔다. 초치노브는 나이키와 뉴욕 타임스를 그 사례로 든다. 하지만 이 기사를 위해 필자가 인터뷰한 많은 취재원들은 애플과 비교할 만한 대상을 떠올리지 못했다. 아먼트는 “현재까진 애플 디자인은 다른 기업보다 한참 앞서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애플은 많은 제품과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다. 소프트웨어도 너무나 많다. 그리고 대부분은 훌륭하다. 적어도 꽤 괜찮다”며, “그 동안 너무 편리한 기술에 익숙해진 탓에, 나 같은 사람들이 사소한 트집을 잡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의 전임 CEO 스티브 잡스가 아이패드를 소개하고 있다. 2011년 잡스의 죽음 이후, 애플의 가치는 급성장했고, 아이폰에 대한 매출 의존도도 더욱 커졌다.


당신이 애플 디자인이 슬럼프에 빠졌다고 믿는다면, 2011년 스티브 잡스 죽음 이후 애플이 많은 다른 일에 정신을 뺏긴 탓이라 여길 것이다. 잡스 사후 6년 동안 애플은 엄청난 성장과 끊임없는 변화를 겪었다. CEO 팀 쿡 Tim Cook 하에서, 연간 판매량 2배를 넘어섰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거의 3배나 돌파했다. 애플 워치와 에어팟 같은 신제품들을 출시한 것은 물론, 160개의 신규 매장(중국 45개 포함)도 열었다. 아울러 수십 개의 회사들을 인수했으며(몇몇 인공지능 전문업체와 가장 최근에는 음악 인식 앱 샤잼 Shazam을 사들였다), 콘텐츠 개발 부서도 만들었다.


일부 외부 인사들은 폭발적인 확장이 일시적인 자원 압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했다. 트라튼 스미스는 “애플은 새로 맞닥뜨린 규모와 씨름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새로운 현실을 지탱할 ‘기술적 관행(engineering practices)’이 자리를 잡지 못한 것 같았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애플이 지난 몇 년간 이 부분에서 발전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아이브 개인적으로도 큰 변화의 기간이었다. 잡스가 죽기 전 7년간, 쿡은 아이브와 함께 잡스를 제품개발에서 자유롭게 해줄 CEO의 여러 기본임무들을 수행했다. 아이브는 작년 11월 허시혼에서 필자에게 “당신은 때로 누군가와 어떤 점에서 통한다는 게 무엇인지 아는가? (스티브와 나는) 세계를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을 가졌다. 하지만 둘 모두 똑같았다. 독특하고 이상하다고 느끼는 감정을 친구와 공유하는 건 좋은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금 아이브는 오래된 친구가 부재한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커다란 책임을 떠안고 있다. 산업 디자이너로서의 임무뿐만 아니라, 현재 소프트웨어 디자인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애플 제품의 진정한 화신이다.

잡스가 사망하기 바로 직전, 그가 만들어놓은 ‘심각한 골칫거리(serious distraction)’가 있었다. 아이브는 신사옥 애플 파크 Apple Park를 세우는 과정에서, 모든 세부사항을 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필자가 작년 9월 애플 파크를 둘러봤을 때, 가이드는 그 많은 세부사항들을 가리키는데 집중했다: 가령, 엘리베이터 내의 잘 다듬어진 오목한 알루미늄 버튼(애플 랩톱에도 사용됐다), 이탈리아산 석회 계단의 둥근 형태 난간, 새 카페의 음식들을 보호해주는 대형 투명 씌우개 등이다.

작년 11월 워싱턴포스트는 ‘신사옥 프로젝트로 인해, 아이브가 제품 품질에 소홀했을 수도 있다’는 내용의 칼럼을 게재했다. 애플이 보안문제 개선을 위해,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한 직후였다. 당시 워싱턴 포스트의 전직 개인기술 담당 칼럼니스트는 ‘애플이 그들 본사와 소프트웨어, 하드웨어에 모두 집중할 수 있는 충분한 자원을 가져야 하는데, 애플 고객들이 느낀 현실은 달랐다’고 비판했다.

아이브가 애플 파크에 집중하느라 일반 제품 개발을 소홀히 했다는 증거는 충분치 않다. 하지만 거기에는 그럴만한 전후사정이 있다: 2013년 아이브가 최고디자인책임자(CDO)에 올랐을때, 산업디자인과 소프트웨어 디자인을 담당하는 두 명의 부하직원이 직접 쿡에게 보고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내 정치’를 꺼려하는 애플이 12월초 발표한 성명은 놀라웠다. ‘애플 파크가 완공 되는대로, 디자이너 임원과 팀원들은 다시 조니 아이브에게 직보한다. 그리고 아이브는 온전히 디자인에만 집중한다.’

메시지는 명확했다: 만약 아이브에게 조금이라도 방해 요소가 있었다면(애플은 절대 인정하지 않겠지만), 어떠한 발전도 없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 사후에 달라지지 않은 한 가지는 IT산업의 권력구조다.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지금의 알파벳), 그리고 애플이 2011년과 마찬가지로 지금도 업계를 지배하고 있다.

당시에도 4개 업체가 서로 안방 잠식을 통한 성장을 꾀하며 대혈전을 벌일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통념이었다. 대신, 각 기업은 자신들의 지배 분야를 더욱 공고히 다지는 이례적인 방식으로 성장해갔다. 구글은 여전히 온라인 검색광고 거대 기업이다. 페이스북은 다른 모든 소셜 미디어 경쟁업체들을 떨쳐냈으며, 과거 PC 시장보다 모바일 시장에서 더 강력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효율적으로 신사업 분야를 공략하는 아마존의 비즈니스 모델은 매우 강력하다. 따라서 유수의 모든 대기업들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산업에서, 상상할 수 없던 경쟁자에 의해 ‘아마존화(잠식)’ 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전략을 짜고 있다.

애플은 잡스의 독특한 천재성 없이는 4개 회사 중 경쟁에서 가장 취약한 존재라 간주됐다. 하지만 지난 6년간 팀 쿡은 널리 존경 받는 CEO로 자리매김했고, 애플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에 올랐다. 또, 두 개의 히트 신제품 에어팟과 애플 워치를 출시했다. 잡스의 손길이 전혀 미치지 못했지만, 이 제품들은 크게 성공했다.

나머지 3개 기업처럼, 애플은 자신만의 독특한 강점(디자인)에 계속 의존하고 있다. 애플과 관련된 예리한 시각의 블로그를 게재하는 전직 리서치 애널리스트 닐 사이바트 Neil Cybart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오히려 팀 쿡과 그의 팀은 디자인에 더 열심히 매달리고 있다. ‘세계는 변화하고 있고, 우리는 차세대 제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하는 회사들이 있다. 그러나 그들은 디자인이라는 핵심 요소를 간과하고 있음을 모르고 있다. 디자인은 절대 머신러닝과 인공지능, 음성인식 비서와 같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결코 그런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디자인은 우리가 그런 기술들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의 문제다. 디자인이 기술을 사용하도록 해준다. 그리고 실리콘밸리의 어느 기업에도 애플처럼 디자인에 집중하는 문화는 없다.”

애플 디자인의 경쟁력을 이해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있다. 바로 미래의 기술중심 사고에서 미래의 시장 기회중심 사고로 전환하는 것이다. 의료분야, 소프트웨어, 무인 이동수단의 디자인, 웨어러블 컴퓨터, 서로 연결된 가정용 제품들을 예로 들어보자. 각 시장은 다른 기술들을 요구할 것이다. 하지만 결국 모든 시장은 디자인에 의존할 것이다.

애플은 각각 다른 시장에서 어떻게 뚜렷한 흔적을 남길 수 있을지 모색할 것이다. 수 년간의 조사를 거치는 과정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브는 허시 혼에서 대도시의 시계탑에서부터 할아버지의 시계, 회중시계 그리고 당신의 손목시계까지 ‘시계 역사의 축소판’을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이것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신기술에 대한 보편적 수용성을 수반한다. 당시 인터뷰에서, 아이브는 신사옥에 들어서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설명했다. “새 공간이 매우 크기 때문에, 처음으로 제품생산 담당 구성원 모두가 한 공간에 모일 수 있게 됐다. 사용자 경험 전문가들은 산업 디자이너들과 서로 소통하고, 촉각(haptics) 전문가들은 그래픽 디자이너 옆 자리에 배치될 예정이다.” 이런 공존은 ‘애플의 미래와 현재가 산업 디자인 그 이상에 달려 있다’는 의도적이며 명백한 인정이다. 아이브는 은세공 아버지 밑에서 바로 그 산업 디자인을 배우며 성장했다. 그는 새 공간이 더욱 확장되고, 애플의 내부 디자인 소통이 활성화될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회사가 다시 한번,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제품을 만드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그는 허시 혼에서 청중에게 “이런 가능성이 나를 도도하면서도 초조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얼마나 괴상하고 독특한가. 그렇지만 얼마나 밝은 전망인가.




■ i디자인: 애플의 혁신적 디자인 제품들…



로고
한입 베어 먹은 듯한 무지개 빛의 사과는 사실 애플의 두 번째 로고다. 첫번째 로고는 초기 공동 창립자 로널드 G. 웨인 Ronald G. Wayne이 제작했다. 그는 회사 지분 10%를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 Steve Wozniak에게 2,300달러에 팔았다.



매킨토시
스티브 잡스는 제록스 제품에서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의 영감을 얻었다. 그리고 사용자에게 훨씬 더 친숙한 버전으로 변경, 진정한 의미의 첫 양산 ‘개인’ 컴퓨터를 제작했다. 수전 캐러가 지금까지도 기억이 될 만한 애플의 아이콘 제품을 디자인했다.



아이맥
1997년 잡스가 애플에 복귀했을 때, 컴퓨터 생산업체들은 여전히 특징 없는 회색 상자를 팔고 있었다. 아이브가 디자인한 아이맥은 애플이 기발하고 세련된 컴퓨터 회사로 소비자들에게 돌아왔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아이팟
애플이 등장하기 전, 시장에는 여러 디지털 음원사들이 존재했다. 하지만 아이팟은 사용자들의 재생목록을 보기 좋게 정렬해주었다. 두 번째 버전도 쉽게 돌아가는 휠 버튼을 통해 편리한 사용환경을 만들어주었다.



아이폰
디자인은 예술가들만 하는 게 아니다. 애플의 가장 중요한 제품이 탄생하는 과정에는 마이크로전자공학과 소프트웨어 최적화, 스크린 기술, 저전력 전기회로, 경제적 생산능력, 스크린 인터페이스분야의 디자인 발전이 자리잡고 있었다.



아이패드
어떻게 보면 크기만 커진 아이폰이다. 그러나 아이패드는 날렵하고 간결한 화면을 자랑한다. 잡스가 갈망했던 결정체다. 그는 소비자가 접근하려는 정보와 서비스를 완전히 제공하는 ‘창(window)’을 꿈꿨다.



워치 OS3
애플의 세 번째 스마트 워치용 운영체계다. 알림과 피트니스 기능을 주로 사용한다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애플 디자이너들이 주요 기능을 정면에 내세웠다.



에어팟
사람들은 애플이 인공지능 같은 다른 기술에서 뒤처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은 다른 주요 분야에서 애플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바로 웨어러블 컴퓨터다. 에어팟은 잡스 사후에 처음으로 대성공을 거둔 제품이다.




■ 실패한 애플 제품들



하키 퍽 마우스
사람들은 스티브 잡스가 선보인 제품은 모두 성공했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의 가장 중요한 제품들도 독특한 디자인 탓에 실패한 적이 있다. 대표적 사례: 혁신적인 애플 아이맥의 마우스는 보기에는 좋았지만, 사용은 매우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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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G4 큐브
잡스는 ‘큐브’ 컴퓨터를 사랑했다. 그가 과거 넥스트 Next에서 시도했던 아이디어를 되살린 제품이다. 큐브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Metropolitan Museum of Art)에 소장됐지만, 소비자들은 ‘큐브’의 기능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을 알아차렸다.



아이팟 하이-파이
애플은 수년간 소비자들을 위해 단말기들을 소형화해왔다. 하지만 회사 디자이너들은 이 스피커를 만들 당시 그 교훈을 모두 잊었다. 그 결과 휴대용 오디오(boombox)인지, 아니면 탁한 색깔의 스웨덴 가구인지 구분이 안가는 실패작이 탄생했다.



애플 TV
대성공을 꿈꿨던 이 제품은 사내에서조차 혹평을 받았다. 지난 2007년 포춘 기자 브렌트 실렌더 Brent Schlender가 ”애플 TV는 문 닫힘 방지용 도구나 초밥 접시 정도로나 사용할 수 있다“는 조롱을 하기도 했다.



케이블과 어댑터
애플 라이트닝 헤드폰 케이블은 애플이 만든 가장 복잡한 선 중 하나다(USB-C 어댑터 연결을 위해 USB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가장 빠른 연결을 위해 많은 케이블들을 챙겨야 하는 소비자들은 애플의 계속된 이런 행태를 귀찮게만 여겼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BY RICK TETZE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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