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의 박의빈 최고기술책임자(CTO)가 20일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자사의 연례 개발자 행사에서 블록체인(분산저장기술) 관련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라인플러스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이 올해 블록체인(분산저장기술) 관련 사업에 ‘올인’한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가상(암호)화폐 거래소 설립을 포함해 플랫폼(기반 서비스) 사용자에게 ‘보상(코인)’을 줄 수 있는 생태계를 자체적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박의빈 라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0일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자사의 연례 개발자 행사(라인 데브 2018) 행사에서 이 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박 CTO는 “지난해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시장 패러다임을 바꿨는데 올해는 블록체인을 중심에 놓았다”면서 “블록체인과 ‘토큰 이코노미(가상화폐 경제)’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으로 사용자에게 보상이 이뤄지고 적극적인 인터넷 활동을 유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인은 우선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메인넷’을 2·4분기 중 내놓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탈중앙화한 개별 애플리케이션(앱)인 ‘디앱(dApp)’ 서비스를 선보이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라인 한국 법인 ‘라인플러스’의 자회사 ‘언블록’이 블록체인 사업을 주도할 예정이다. 일본 라인 본사에서는 30명 이상의 연구진이 참여하는 ‘블록체인랩’이 블록체인 기술 개발을 이끈다. 한국과 일본에서 처음 출범하는 블록체인 전담 조직은 대만과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확장하기로 했다.
일본에서 월간 실사용자 수(MAU)가 7,300만명에 달하는 ‘국민 메신저’ 라인은 소통의 영역을 넘어서 금융의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탈바꿈한다. 이미 라인은 일본 1위 금융투자회사인 노무라증권과 합작법인(JV)을 만들어 ‘라인 스톡’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대출(라인 론), 보험 상품 중개(라인 인슈어런스), 투자 중개(라인 인베스트)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 2014년 12월 일본에서 처음 출시된 자체 간편 결제·송금 서비스인 ‘라인페이’는 이미 지난해 4·4분기 기준으로 거래액이 2,280억엔(약2조2,600억원)을 넘어서는 등 금융 플랫폼으로 영토를 넓히기 위한 기초 작업은 이뤄진 상태다.
강재승 라인비즈플러스 핀테크 개발 리드는 “단순하게는 돈을 관리하는 가계부부터 전문가 수준의 자산관리 서비스까지 라인에서 모두 가능하도록 사용자 친화적인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인의 개발자 행사는 2015년을 시작으로 올해 네 번째 개최된 것으로 7개국 1,000여명의 개발자가 지난 17일부터 나흘 동안 참석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