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감산 움직임을 비판했다. 발언 소식이 알려지면서 유가가 한때 출렁이며 시장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오전7시께(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OPEC이 또 그 짓을 하는 것 같다”며 “바다에 있는 (원유로) 가득한 선박들을 포함해 모든 곳의 원유량이 기록적으로 많은데도 유가는 인위적으로 너무 높다. (고유가는) 좋지 않다.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언급은 OPEC과 러시아를 비롯한 일부 비회원 산유국이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회의를 여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와 러시아가 회동에서 그동안의 감산에 만족을 표시하며 감산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OPEC과 러시아 등의 원유 감산 정책에 힘입어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최근 2014년 말 이후 3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른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의 ‘구두개입’과 관련해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석유장관은 “임무가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고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도 “감산 합의에 동참하고 있는 산유국들은 내년에도 파트너십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맞받아쳤다. 원유 감산으로 미국 역시 수혜를 보고 있다는 반박도 나왔다.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감산으로 미국 역시 수혜를 보고 있다”면서 “우리는 모두 같은 배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유가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에도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WSJ는 “미국은 개별 업체들이 셰일가스를 생산하는 만큼 국가가 통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브렌트유와 WTI는 각각 0.7%의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유가는 하루 만에 반등세로 돌아섰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