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와 김소현 부부가 뮤지컬 ‘명성황후’에서 명성황후와 고종으로 한 무대에 올랐다.
배우 손준호/사진=조은정 기자
공연에서 부부 역할로 호흡을 맞춘 건 처음이었다. 서로 부담스러워서 고사했지만 이번엔 큰 맘 먹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손준호는 실제 아내 김소현과 극중에서 부부로 연기하다 보니 도움이 많이 된다고 했다.
“무대에서 아내와 함께 하는 게 진짜 좋아요. 최고죠. 같이 성악을 전공한 것도 같아서 여러모로 이야기 할 게 많거든요. 소리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연기적으로도 서로 도움을 줘요. 연습할 때도 완급 조절을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손준호는 뮤지컬 ‘명성황후’ 와 ‘삼총사’ 두 작품을 한꺼번에 준비하면서 힘들기도 하지만 남 다른 희열도 느끼고 있음을 고백했다.
“뮤지컬 ‘삼총사’ 는 웃음, 에너지, 희망을 전하는 작품이잖아요. ‘삼총사’는 그 점 때문에 행복하고, ‘명성황후’는 역사를 보는 다양한 관점을 보여줄 수 있어 좋습니다. 나름 뮤지컬 ‘명성황후’가 해석하고자 하는 역사적 모습들을 고종인 제가 대변한다고 생각해요. 무대에서 표현 할 수 있는 게 좋아요. 나도 하나의 보탬이 되는구나란 생각에 뿌듯함도 경험하고 있어요.”
손준호는 2011년 8살 연상 뮤지컬 배우 김소현과 결혼해 아들 주안 군을 두고 있다. 아들 손주안 군은 SBS ‘오 마이 베이비’에 출연해 유명세를 얻었다.
손준호의 아내 사랑은 대단했다. 소문 그 이상이었다. 태어나서 제일 잘 한 일은 ‘김소현을 만나서 결혼한 일’이고, 평생을 함께 할 사람 역시 무조건 ‘김소현’이었다. 아내와 아들을 모두 사랑하지만 그럼에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한명만 꼽으라고 한다면 아내 ‘김소현’이었다.
모든 면이 환상적으로 잘 맞는 부부지만, 아들 주안이의 미래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소 달랐다. 김소현은 “10%의 화려함 뒤에 힘든 90%를 감수해야 하는 배우 일을 잘 알기에, 절대 시키고 싶지 않다”고 했다면, 손준호는 이와는 반대였다. 그는 “아들이 원하면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어린 시절 어머니와 아버지의 응원이 현재의 손준호를 존재하게 했기 때문.
“어떤 직업을 갖겠다고 말 할 때마다, 늘 ‘네가 열심히 해봐’라고 부모님이 응원을 해주셨다. 처음엔 경찰이 되고 싶었고, 목사님도 되고 싶었다. 큰 이모부가 소아과 의사인데, 제가 아팠을 때 고쳐주셔서 소아과 의사가 되고 싶었던 적도 있다. 그러다 사촌이 노래하는 걸 보고, 나도 노래하는 걸 좋아한다는 걸 깨닫고 성악과로 진학했다. 그 뒤 최종적으로 뮤지컬 배우가 됐다. 꿈을 찾아갔고 그렇게 꿈을 찾은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다. 내 삶이 행복하다는 게 중요하다. 이젠 아버지로서 내 아이의 꿈을 응원해주고, 아이의 꿈을 찾아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손준호는 아내 김소현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다. 배우 일이 어떻게 힘든지 정확하게 알기 때문에 부모 입장에서 말리고 싶은 마음이라는 것. 현명한 남편이자 아빠인 손준호는 “아이의 미래는 저희 부부가 잘 풀어야 할 숙제죠.”라고 전했다.
배우 손준호/사진=조은정 기자
‘사람 냄새 나는 배우’ 가 꿈인 손준호의 50대는 어떨까? 역시나 그의 최대 관심사인 김소현의 이야기가 나왔다.
“10년 뒤, 15년 뒤 제 인생이요? 소현과 나의 둘만의 인생을 생각해 보게 된다. 주안이가 이제 7살이니까 내년엔 초등학교를 갈 나이다. 애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까지 보내게 되면, 부모 안의 자식이 아니다. 애가 없을 땐 우리 부부는 뭘 하고 있을까? 너무 재미 없는 이야기인가? 하하.
우선은 주안이한테 1만원을 주고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라고 말 할 수 있는 시기가 왔으면 한다. 주안이도 좀만 크면 엄마 아빠 없이 시간을 보내고 싶은 거란 생각이 든다. 그렇게 되면 우리 부부도 둘만의 시간을 행복하게 보낼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손준호는 ‘삶을 잘 살아가는 방법’으로 “내 행복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능력이 없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지만,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는 게 잘 사는 방법 아닐까요? 내 행복을 지키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해요. 그렇게 살려고 노력해요. 다른 건 없는 것 같아요. 전 주연배우에 대한 욕심이 별로 없어요. 뮤지컬을 사랑하고 끝까지 남고 싶은 무대지만, 유명해지기보다는 저에게 잘 맞는 역할을 소화하는 게 꿈입니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