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성공창업, 상권을 보라]아파트 단지 내 상가 창업도 과유불급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선임연구원
막연히 세대수 의존하다간 낭패
보행 동선·점포 수 등 따져봐야


단지내 상가에 투자 쏠림현상이 일고 있는 이유는 풍부한 아파트 세대수를 배후로 둔 안정된 투자처라는 장점 때문이다. 창업 투자에 있어 유동 인구 많은 역세권이 과거에는 우선 검토 대상이었다면 최근 단지내상가가 상당수 예비 창업자에게 적격지 중 하나로 이해되고 있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하지만 옛말에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여기서도 적용된다. 단지내상가가 투자자들의 의도대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면 다행이겠지만 뜻밖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수 있는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만큼 창업 투자는 어렵다.


일반적으로 단지내상가는 본질적인 기능수행 측면에서 본다면 상가의 직접적인 배후세대는 최소 500가구 이상은 돼야 기본 필수업종들의 업종간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으나 세대수가 지나치게 부족한 경우 수요 빈약으로 필수 업종수가 제한돼 주변 거대 상권으로의 수요자 이탈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다면 단지내상가는 아파트 세대수만으로도 충분히 상권으로서의 자생력을 갖출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면 해당 입지를 둘러싼 배후 상권들의 규모나 상권 변화, 유동 인구의 동선, 점포수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 막연히 배후에 수 천 세대가 있으면 성공할 거라는 기대는 자칫 과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단지 규모가 클 경우 단지 통행을 위한 보행 동선이 여러 곳 형성되는데 이 때 단지내상가가 아닌 주변 근린 상가들이 새로 생긴 동선의 수혜자가 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최근 신도시 중심으로 상가 공급이 이뤄지면서 단지내상가가 집중 조명을 받으며 안정된 투자처로 부각되고는 있으나 적정한 수익률과 아울러 아무도 모르게 새 나가는 수요층의 움직임을 뒤로한채 막연히 세대수에만 의존한 투자결정은 자칫 낭패를 자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창업에 있어서도 주도면밀하면서 입체적인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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