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 TGIF,엔젤리너스커피, 크리스피크림도넛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롯데지알에스는 지난해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누적 손실 규모만 1,000억원을 넘는다. 롯데그룹은 TGIF의 매각을 원하지만 마땅한 인수자가 잡히지 않아 섣부르게 매물로 내놓지도 못하고 있다.
PEF 운용사나 대기업 구조조정팀은 ‘경영의 프로’로 불린다. 특히 PE들은 유행에 민감한 소비재 투자를 선호한다. 외식업은 매물이 나오자마자 PE들이 서로 덤벼들던 경쟁 영역이었다. 하지만 최저임금인상과 각종 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외식 프랜차이즈는 PE들의 관심영역에서 점점 배제되고 있다.
22일 서울경제신문이 국내 대기업과 PE 가 보유한 외식업체 10곳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6곳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 되며 지금 매물을 내놓을 경우 밑지고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홍콩계 PE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사들인 비케이알(버거킹)이 대표적이다. VIG파트너스가 체질 개선으로 부활시켜 놓은 것을 사들였지만 지난해 영업익은 15억원으로 전년 대비 86.3% 급감했다. 80억 수준이던 당기순익은 지난해 41억원의 순손실로 돌아섰다. 마케팅비와 인건비가 포함되는 판매비·관리비가 40% 가까이 늘어난 탓이 컸다. 로하틴그룹(TRG)의 BHC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48억원으로 전년대비 8% 줄었다. CJ푸드빌은 400억원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CJ푸드빌은 빕스와 계절밥상 등의 브랜드를 갖고 있다. 애슐리를 보유한 이랜드파크는 지난해 영업손실 177억원, 당기순손실 369억원을 기록했다.
일부 PE들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직영점 체제로 바꿔 손실을 감추기도 한다. 가맹점은 로열티 등만 본사 매출로 잡히지만 직영점은 매장 매출이 모두 본사 매출로 잡히기 때문에 단기간은 매출이 확대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직영점의 매출이 줄고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서면 본사에 그대로 전이되는 구조다. 당장 매출 확대로 매물의 가치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한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그나마 대기업이나 PE들은 규모가 있어 몇 년을 버틸 수 있지만, 개인 소규모 업체나 자영업자의 상황은 더 최악”이라고 말했다.
국내 외식업 브랜드는 한때 PE와 대기업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받았다. 창의적인 주력 제품으로 사업성은 있지만 제대로 된 경영관리를 받지 못해 고전하는 브랜드를 인수해 경영시스템을 접목 시켜 체질을 바꿔 수익을 내왔다. 하지만 이런 흐름은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끝이 났다. 주요 PE들과 대기업들은 당분간 외식업 인수에 있어 보수적인 전략으로 접근하는 모습이다. 결정타는 최저임금 인상이다. 인건비가 오르면 주요 메뉴 가격 올려 수익을 내야 한다. 하지만 이미 포화 상태인 외식업계에서 가격 인상은 쉽지 않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등에 업은 소규모 맛집이 인기다. 여기에 주요 지역 부동산 임대료는 매년 오른다. 치솟는 임대료에 맥도날드도 무릎을 꿇을 정도다. 가격을 올리지 못하면 주력 제품이 부실해지고 손님이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점포를 줄일 수 밖에 없다.
IB 업계에서는 대안으로 무인식당·무인보안 등 인건비 부담을 줄인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종업원을 최소화하고 손님이 직접 주문하고 서빙 받는 무인식당과 이 같은 무인상점을 보호하는 무인보안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IB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물론 중국에서도 무인시장이 커가고 있다”면서 “인건비를 최소화한 소비재 산업으로 돈의 흐름이 쏠릴 것”이라고 전망했다./강도원 임세원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