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9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2018 서울포럼’의 부대행사로 개최될 ‘한중 비즈니스포럼’은 한국·중국의 기업인들이 얼굴을 맞대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장이다. 지난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이슈로 다소 멀어진 양국 관계가 경제 협력, 산업 협력을 계기로 언제든 재차 끈끈해질 수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경제 SEN TV와 중국 마케팅 전문 기업인 상하이씨앤와이가 공동 주최한다.
이번 한중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하는 한국 측의 300여 기업·기관(약 500여명)이 특히 기대감을 표시하는 대목은 오전9시30분부터 오후12시30분까지 3시간가량 진행될 1대1 매칭 프로그램이다. 시노베이션벤처스(촹신궁창), 신중리터우즈, 베이징자푸청터우즈, 신타이롼 등 중국의 유력 벤처캐피털(VC) 관계자들이 참석해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K스타트업을 발굴할 예정이다. 이들은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스타트업과 강소기업에 투자하고 증시 상장까지 성공시키는 등 풍부한 경험을 갖춘 VC들이다.
‘창조·혁신이 이뤄지는 공장’이라는 의미의 촹신궁창은 중국 최고의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로 꼽힌다. 지난 2011년 현지 스타트업에 약 425억원을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억달러(1,070억원)가 넘는 투자 프로젝트만 50개 이상 진행하는 ‘큰 손’이다. 대표적인 투자 대상 기업으로는 중국 최대 공유자전거 기업인 모바이크,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수가 18억회에 육박하는 사진 앱 ‘메이투’ 개발사 등이 있다.
촹신궁창은 대규모 투자를 이어오면서 현재까지 총 4곳의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키워낸 바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해외 투자를 위한 펀드 3개, 중국 내 투자를 겨냥한 펀드 2개를 총 13억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로 운용 중이다. 인공지능(AI) 분야의 유니콘을 찾기 위한 각별한 노력도 눈에 띈다. 촹신궁창은 오로지 AI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한 목적의 AI 전문 투자 펀드를 5억달러(5,300억원) 규모로 운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스페인 BBVA 은행으로부터 50만달러를 출자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 한중 비즈니스포럼에는 리카이푸 회장과 함께 촹신궁창을 창업한 랑춘휘 파트너가 참석할 예정이다. 베이징공업대 출신의 랑춘휘 파트너는 촹신궁창에서 모바일·인터넷 분야의 투자를 주로 이끌고 있다. 현재까지 40곳 이상의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지휘했다. 중국인터넷협회·마케팅 협회에서 특별 전문위원을 겸임하고 있으며 중국 VC 전문 매체인 제로2IPO는 2015년 랑춘휘 파트너를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엔젤투자자’ 중 2위로 꼽기도 했다.
‘1억弗 투자’ 촹신궁창
濠서 최대 영향력 베이징자푸청
VC 1세대 ‘큰손’ 신중리 등 참여
성장성 갖춘 K-스타트업 발굴
AI·헬스케어·신재생 분야 관심
1999년 설립돼 신중리터우즈는 중국 VC업계의 1세대로 통한다. 12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외화 펀드, 5,100억원 규모의 중국 펀드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벤처기업에 투자해왔다. 현재까지 가장 성과가 빛났던 투자 사례는 바이두와 소후로 모두 현재 중국 인터넷 업계를 주름잡고 있는 기업들이다. 지난해만 해도 전기자동차 기업인 ‘웨이라이’에 6억달러(6,400억원)를 투자하는 등 통 큰 투자로 유명하다.
신중리는 TMT(이동통신·미디어·기술 등 전반적인 IT 산업), 신재생에너지, 헬스케어, 리테일, 콘텐츠, 차세대 농업과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두루 투자해오고 있다. 신중리를 대표해 한중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할 류자오천 총경리는 신중리의 투자 철학과 함께 과거 미국 다우존스, INTM그룹, 유럽 스타인바이스 등 관련 업계의 중국 담당 임원으로서 쌓은 경험도 전할 계획이다.
이밖에 호주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VC로 유명한 베이징자푸청투자의 정진차오 이사장, 중국 전역에서 72개 투자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벤처 전문 투자기업인 신타이롼의 리자오쥔 창업자 등이 한중 비즈니스포럼을 찾는다. 리자오쥔 창업자는 2015년 중국 CCTV 방송이 꼽은 ‘이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리스트 중 ‘10대 신예’ 항목에 포함되기도 했다.
국내 스타트업·벤처기업들은 최근 수년간 한국보다도 중국에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거대한 시장과 자금력을 갖춘 중국에서는 더 많은 기회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중국 VC 업계의 2016년 신규 투자액은 약 48조4,531억원이었지만 한국은 2조1,503억원으로 5%에도 못 미쳤다. 중국 VC 업계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95.2%의 신규 투자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한국은 15.8%에 불과하다.
한편 한중 비즈니스포럼에서는 랑춘휘 공동창업자, 류자오천 총경리의 기조연설도 진행된다. 이들은 중국 VC 업계의 현황과 트렌드, 각사의 투자 철학을 밝히고 중국 진출을 준비하는 한국 기업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