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급 전관 싹쓸이..KS&P, 서초동 샛별로

강형주 전 중앙지법원장 함께
김정만 전 수석부장판사 영입
최인호 비리 등 무죄 이끌기도

강형주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

서울 서초동 법원 인근에 자리한 한 소규모 로펌이 스타급 전관을 ‘싹쓸이’하며 법조계의 샛별로 떠오르고 있다. 이 로펌은 설립 2년여 만에 국정농단부터 142억원대 변호사 횡령 등 굵직한 형사 사건에서 무죄를 이끌어내며 주가를 올리고 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케이에스앤피(KS&P)는 최근 강형주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과 김정만 전 서울중앙지법 민사1수석부장판사를 영입했다. 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의 법원장과 수석부장판사를 함께 영입한 것이다. 강 전 법원장과 김 전 수석부장판사는 올해 퇴직했으며 이들은 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법률에 따라 퇴임 후 3년간 자본금 10억원, 연매출 100억원 이상의 로펌에서 일할 수 없다.

KS&P는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을 지낸 김상준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서민석 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함께 세운 로펌이다. 대표변호사인 김 전 부장판사는 지난해 국정농단 사건 가운데 하나였던 문화계 블랙리스트 재판에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대리했다. 그는 또 대구 공군비행장 소음 피해에 대한 주민 손해배상액 지연이자 142억원을 가로챈 최인호 변호사의 사건도 맡아 1심에서 무죄를 받는데 성공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김 전 부장판사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 여운국·위현석 변호사와 함께 ‘서초동 형사 4대’로 불릴 정도로 사건 의뢰가 몰린다”며 “강 전 법원장과 김 전 수석부장판사는 이 같은 명성을 고려해 KS&P를 새 둥지로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법조계 일각에서는 고위 전관들이 모인 소규모 로펌들이 치고 나오면서 청년 개인 변호사들의 입지가 더욱 흔들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채 전 총장이 세운 법무법인 서평 역시 이재순 전 서울고검 검사, 임수빈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 등 검사 출신 변호사로 채워져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한 청년 변호사는 “고위 전관 변호사들이 사건을 휩쓸면서 대형 로펌 같은 든든한 ‘빽’도 없는 젊은 변호사들은 사건을 맡을 기회조차 없어 기업 변호사로 취직하거나 공공기관에 눈을 돌리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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