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 글로벌 500 포함 기업 수와 매출비중 한중 간 비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평균 매출 증가율이 중국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 대표 기업들은 전자·자동차 등 일부 산업에만 편중돼 사업 다양성이 약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4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중장기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 포춘지는 매년 세계 500대 기업을 선정하는데 한국은 지난해 삼성전자·현대자동차·SK·한국전력공사·LG전자 등 15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들 기업들의 매출 증가율은 다른 선진국 기업들에 비해 저조했다.
연구원이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500대 기업에 선정된 한국 기업들의 매출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연평균 3.4%에 그쳤다. 중국(7.4%)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미국(5.5%), 독일(4.6%), 프랑스(4.6%)보다도 낮았다. 한국 대표기업들의 성장세가 정체되고 있다는 얘기다.
500대 기업의 총매출 가운데 한국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1997년 3.1%에서 지난해 2.7%로 떨어졌다.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0.4%에서 21.8%로 급증했다.
한국 대표기업들은 사업 다양성도 떨어졌다. 연구원은 국가별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성 수준을 평가한 ‘총다각화 지수’를 산출했다. 이 지수가 클수록 여러 산업에 매출이 골고루 분산돼 있어 산업 포트폴리오 다양성이 높다는 뜻이다. 산출 결과 우리나라는 1.88로 미국(3.49), 중국(3.02), 프랑스(2.59), 일본(2.57) 등 주요국보다 처졌다.
500대 기업의 총 62개 산업에서 한국이 포함된 산업 분야의 수도 줄고 있다. 한국은 2015년 10개 기업이 17개 산업에 포함됐다가 지난해 15개 기업이 9개 산업에 포함되면서 산업 다양성이 약화했다. 특히 금융과 통신, 식품·의약유통, 보건 등 서비스 부문과 우주항공·방위, 의약 등 첨단산업에는 포함된 기업은 없었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혁신성장실장은 “우리나라는 서비스업과 첨단 산업분야에서의 존재감이 약하다”며 “규제개혁을 통해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글로벌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