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 종양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 신약개발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액적(Droplet·물방울) 기반의 미세유체 바이오칩을 이용해 우리 신체 내부의 종양과 유사한 3차원 종양을 대량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기존의 항암제 개발 연구는 2차원의 암세포를 배양해 이뤄져왔다. 하지만 실제 체내 종양은 3차원 형태의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2차원의 암세포는 복잡한 구조를 정확히 모사하는데 한계가 있어 임상 결과 예측에 어려움이 있었다. 최근에는 종양을 체내 환경과 보다 유사한 3차원으로 모방하여 전임상의 효과를 높이는 새로운 연구들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2차원 종양 세포는 구조가 단순하다. 신체의 저항체계를 잘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에 항암제 유효성을 검증할 때 실제 보다 약물에 더 잘 반응하고 이는 약의 효과를 과대평가하는 결과를 낳는다.
3차원 종양 세포는 2차원 종양 세포보다 실제 구조와 유사하기 때문에 항암제 유효성 검증에서도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전임상대상 후보물질의 개수를 줄이고 신약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과 기간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3차원 종양의 대량생산을 위해 물과 기름이 서로 섞이지 않는 특성을 이용했다.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대량 생산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1초당 16~20개의 암세포 물방울을 만들 수 있어 1분당 1,000개까지 생산할 수 있다. 1000만개의 암세포를 포함하는 1㎤ 부피 용액이 있으면 24시간안에 3차원 종양(직경 0.15 ㎜) 1만~3만개를 만들 수 있다.
1개의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통상 10~13년, 약 1조원의 비용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신약개발 후보물질을 선정하기 위해서는 1만개의 물질에 대한 약물 유효성 검증이 필요하다. 그 후에도 340여 개 내외의 신약개발 후보물질을 이용해 비임상, 동물실험 등 전임상시험을 거쳐야 한다.
곽봉섭 선임연구원은 “기존보다 훨씬 빠르고 경제적으로 종양을 대량 생산할 수 있고 유방암 환자의 실제 종양을 이용하여 임상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며 “실제 환자에서 추출한 종양을 이용해 3차원 종양을 대량 생산하면 환자 맞춤형 항암치료도 가능한 만큼 치료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