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링 칠 때 엄지 돌리면 손목건강 '스트라이크'

손목 털기도 큰 도움…저릴땐 충분한 휴식 필수
엄지 넣는 볼링공 구멍은 틈이 보이지 않아야

TV조선의 프로그램 ‘전설의 볼링’의 한 장면. /출처=TV조선

유명 연예인들이 프로볼러에 도전하는가 하면 볼링 전문 예능 프로그램까지 등장하면서 볼링인구가 늘고 있다. ‘록볼링장’ ‘볼링펍’도 인기를 끌고 있다.

볼링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거나 비가 와도 즐길 수 있는 유산소운동이자 전신운동이다. 하지만 7㎏ 안팎의 볼링공을 들고 반복적으로 손목을 사용하기 때문에 무턱대고 덤볐다가는 각종 손목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또 잘못된 자세로 장시간 운동을 하면 팔과 어깨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볼링을 즐기다 가장 많이 통증을 호소하는 부위는 손목이다. 대표적인 질환은 ‘손목 건초염’. 손목에서 엄지손가락으로 이어지는 힘줄과 이 힘줄을 감싸는 막 사이의 마찰로 염증이 생겨 발생한다. 가벼운 움직임에도 통증을 느끼며 손목 저림과 찌릿찌릿한 증상 등으로 인해 물건을 잡기조차 힘들어질 수 있다.

볼링을 하기 전 엄지손가락을 360도로 부드럽게 돌려주는 스트레칭이나 간단한 손목 털기 등을 해주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스트레칭은 힘줄을 늘려주고 유연성을 좋게 해준다. 손목 털기는 손목 주변 근육의 피로와 팔꿈치·어깨까지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반복적 손목 사용으로 손목 터널(수근관)이 좁아지면 그 사이를 지나는 정중신경이 눌려 손목터널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손목 통증, 정중신경과 연결된 엄지·검지·중지와 손바닥 부위의 저림 및 감각저하 증상이 밤에 심해진다. 심한 경우 손에 힘이 빠지고 통증이 심해져 젓가락질, 옷 단추 잠그기, 병 뚜껑 등을 돌리거나 빨래를 짜기 어려워진다.

목동힘찬병원 최경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손목터널증후군은 초기에 손 사용을 줄이고 충분히 휴식하면 대부분 호전된다”며 “하지만 초기 증세가 미약해 방치하다 병을 키워 만성화하거나 엄지쪽 근육쇠약·위축이나 마비 증상이 올 수 있으므로 초기에 진료를 받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구멍에 엄지 손가락을 넣었을 때 너무 빡빡하지 않으면서도 틈이 거의 보이지 않는 볼링공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볼링을 어느 정도 즐길 줄 알면 스핀을 구사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무리하게 공을 던지다 엄지손가락이 구멍에서 급하게 빠져나와 안쪽 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지는 염좌(bowler‘s thumb)가 생길 수 있다. 통증이 나타나면 4~6주간 휴식을 취하면서 3주 이상 부목 혹은 보호대를 착용하는 게 좋다.

공을 던질 때 팔꿈치 아랫부분에 힘이 없어지고 저린 느낌이 간혹 들곤 하는데 크랩슈터스 엘보(crapshooter’s elbow)라고 한다. 목과 겨드랑이 사이의 신경이 늘어나 발생한다. 신경이 손상되면 어깨에 열감이 느껴지면서 공 던지는 팔을 올리지 못하거나 엄지·집게손가락 부분이 저리게 된다. 이런 증상이 느껴지면 즉시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무거운 볼링공을 들고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탓에 어깨 인대가 어깨관절의 지붕 역할을 하는 견봉뼈와 마찰을 일으켜 어깨충돌증후군 같은 염증 질환도 생기기 쉽다. 옷을 입거나 머리를 빗을 때처럼 팔을 머리 위로 들 때 통증이 심해지며 팔을 움직일 때 무언가 어깨에 걸린 듯한 소리가 난다. 볼링 전 부드럽게 어깨를 돌려주는 스트레칭을 해주고 평소 팔을 팔걸이에 기대거나 팔받침대에 받쳐 인대를 포함한 어깨관절의 부담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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