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노 협회장은 “결국, 환자에게 더 잘 해주려다 더 나쁜 결과가 발생한 것이다. 병원에서 종종 발생하는 전형적인 ‘VIP 신드롬’이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건너편 피부까지 떼어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주치의는 지방종(혹)에 붙어있는 피부를 떼어내서 피부이식을 했다. 그러나 흉터의 발생은 피할 수 없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한예슬 의료사고 논란으로 수면 위로 올라온 VIP신드롬. 그렇다면 왜 VIP 신드롬은 없어지지 않는 것일까. 노 협회장은 “그것은 확률 때문이다”고 바라봤다.
배우 한예슬/사진=서울경제스타 DB
그는 “ 결과가 좋을 확률이 결과나 나쁠 확률보다 높다고 판단될 때, 의사들은 환자를 위한 방법을 선택하는 유혹을 받는다. 그 방법을 선택하고 결과가 좋으면 의사 혼자 만족하고 기뻐한다. (결과가 좋아도, 환자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큰 혜택을 받았는지 대부분 모른다)고 전했다.
한예슬이 겪은 것은 다른 의사가 보기에도 의료사고가 맞다. 환자는 물론 의료진도 원치 않은 결과가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의료사고로 결론 내린 것.
그럼에도 노 협회장은 “그 의도는 선한 것으로 보인다. ” 며 “그 선한 의도가 결과의 책임에 대한 면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래도 선한 의도는 선한 의도대로 인정 받고 감안되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그렇기에 “이번 사고의 원인 중에는 ‘호의(好意)’가 차지하는 부분이 분명 크다”고 지적했다.
의사라면 모름지기 ‘환자를 위한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하지만 사실 그것은 말처럼 간단하지가 않다.
노 협회장은 “한예슬씨의 경우 의료진이 생각한 최선은 단순한 종양의 제거가 아니라, 배우라는 직업을 고려한 ‘종양의 제거 + 가려질 수 있는 흉터’”임을 지적하며, “그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취하려다가 결과가 ‘종양의 제거 + 더 크게 남은 흉터’가 되어버렸다.”고 바라봤다.
이지현 교수의 행동과 결과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분석한 노 협회장은 “의사의 실수는 실수대로 책임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실수를 있는 그대로 밝힌 의사의 용기는 조금 놀랍다. 그런 의사 찾기 쉬운 시대가 아니니까.”라는 소견 역시 덧 붙였다.
앞서, 배우 한예슬이 지난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의료사고를 주장했다. 한예슬은 “지방종 제거 수술을 받다 의료사고를 당했습니다. 수술한지 2주가 지났는데도 병원에서는 보상에 대한 얘기는 없고 매일매일 치료를 다니는 제 마음은 한없이 무너집니다. 솔직히 그 어떤 보상도 위로가 될 것 같진 않네요”라는 글과 함께 채 상처가 아물지 않은 수술 부위 사진을 공개했다. 이후 차병원 측이 “치료와 보상 논의를 하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음에도 한예슬 의료사고 논란은 계속 되고 있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